더블린에서 버스 정류장을 물어물어 우여곡절 끝에 골웨이에 오게 되었다.
버스 정류장을 알려주신 기념품 가게 사장님께 너무 감사한 나머지 생명의 은인이라는 감사 인사까지 남겼다.
아일랜드 살이에서 나는 수도 더블린이 아닌 더블린에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중소도시 '골웨이'를 선택했다. 경쟁과열의 치열한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보니 한적하고 여유롭다는 골웨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단번에 끌려 결정하게 되었다.
더블린에서 코치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골웨이의 첫 모습이었다.
파란 하늘과 낮은 건물 그리고 일요일인데도 한산한 거리가 처음 만난 골웨이였다.
눈치껏 택시를 잡아타고 홈스테이 하는 집으로 향했다.
홈스테이 하는 집은 어릴 적 그림으로 그리던 집처럼 작고 귀여운 단층집이었다.
호스트 맘이 내가 오는 시간에 맞춰 문 밖에 마중을 나와 있었다.
고즈넉하고 창이 커서 환하고 밝은 집이 참 마음에 들었다.
홈스테이를 운영하는 중년부부는 둘이 지내시면서 남은 방을 홈스테이로 제공하는 듯했다.
너무나 친절하고 밝은 분들이셨다.
방을 소개받았는데 정말 깔끔한 방에 푹신한 침대와 책상, 옷장까지 정말 이상적인 방이었다.
또 홈맘이었던 테레사는 못 먹는 음식이 없냐고 까지 친절하게 물어봐주셨다.
그렇게 2주간 지내면서 차려주신 식단은 아래와 같다.
사실 식사준비는 테레사 남편인 올리버가 했는데 매번 정성스러운 음식을 해주셨다.
식사 후에는 케이크나 아이스크림과 같이 디저트도 제공해 주셨다. 덕분에 진짜 아일랜드 가정식도 맛볼 수 있었다.
나중에 같은 어학원의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홈스테이 방 컨디션이나 식사 때문에도 맘고생 하는 경우도 있다던데 나는 비교적 좋은 집에서 지낼 수 있어 감사했다.
골웨이 도착 둘째 날, 올리버의 도움을 받아 시티센터에 나가게 되었다.
골웨이의 시티센터는 작지만 모든 것이 모여있는 곳이다. 은행, 식당,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처음 마주한 골웨이의 시티센터는 활기찬 분위기였다. 아일랜드 전통 음악이 흥을 돋우고 길에서 아이리쉬 전통 춤을 추는 댄서도 볼 수 있었다.
멋진 공연을 한참 보고 있는데 이 이국적이면서 신나는 이 분위기에 흥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들뜨는 마음을 안고 근처 아이스크림 매장에 들어갔다.
타국에서 처음 먹는 아이스크림이라... 정말 꿀맛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흥겨운 분위기에 마치 반겨주듯 파란 하늘 그리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참 이상적이다.
홈스테이에서 알게 된 바네사라는 친구가 있다. 나보다 먼저 홈스테이에 머물던 그 친구는 브라질에서 온 굉장히 조용한 성격이었다. 그런 친구가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줬다.
어울리는 그룹이 있는데 같이 해변을 가기로 했으니 같이 가지 않겠냐는 제의였다.
낯가리는 내향인 입장에서 먼저 말 걸어준 친구가 고마워서 흔쾌히 승낙했다.
집 근처 마트에서 보기로 하여 구글맵을 찍고 열심히 따라갔다.
가던 도중에 강과 다리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종종 낚시도 하는 장소 같았다.
대형 마트가 모여있는 이 구역. 골웨이에서 지내는 동안 참 애정했던 장소다.
테스코, 리들을 주로 즐겨 이용했는데 파는 물건의 종류가 달라서 필요에 따라 들렀던 기억이 난다.
우리의 목적지는 쏠트힐이었다. 시티센터에서 조금 걷긴 했지만 걸어서 해변에 갈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쏠트힐에는 이미 바네사가 말했던 그룹의 친구들이 모여있었다.
하이틴 영화에서나 보던 서양친구들 무리라니... 내가 마치 그 하이틴 영화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어색하면서도 왠지 꽤 괜찮은 새로운 곳에서의 출발인 것 같아 잔뜩 설레게 되었다.
바네사는 처음 여기 온 나를 배려하여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설명도 해 줬다.
덕분에 학교에서 얼굴을 알아보는 몇몇의 친구가 생겼다.
골웨이도 홈스테이도 낯선 곳이었지만 이질감보다도 환영받는 느낌이 물씬 풍겨서 낯가리는 마음이 들 새도 없이 온전히 열린 마음으로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