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 축제인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11.11 (솽스이)가 다시 찾아왔다. 2018년, 2019년의 솽스이는 놀라움과 축제의 이벤트였다. 매년 11.11 당일의 하루 매출액이 누가 더 높은지 경쟁하며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뜨겁게 달궜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전만큼 뜨겁지가 않다. 온라인에서도 그렇고 주변 매장의 프로모션을 봐도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双十一(솽스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 행사로 흔히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불린다. 매년 11월 11일에 열리며, 전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이 행사는 광군제(光棍节)는 싱글들을 위한 비공식적인 기념일에서 시작되었다. 숫자 1이 네 개 있는 11월 11일이 독신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그러나 2009년에 알리바바의 타오바오(Taobao)와 티몰(Tmall)이 이 날을 대규모 할인 행사로 기획하면서 세계 최대의 쇼핑 이벤트로 발전하였다.
올해의 솽스이는 팬데믹 종료 후 두 번째 해다. 23년 작년의 솽스이를 뒤돌아보면 역사상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던 해이기도 하다. 2023년의 총 거래액은 2,434억 위안으로, 2022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플랫폼별 매출액을 살펴 보면, 알리바바 타오바오와 티몰이 60.66%(1,476억 위안), 징둥이 27.43%(592억 위안), 그리고 핀둬둬가 7.49%(182억 위안)를 차지했다.
23년 솽스이의 부진은 팬데믹 이후 변화된 소비자 행동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구매할 물품들을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여성 소비자들은 자신의 장바구니 물품 목록을 공개하며 가격을 비교하는 트렌드가 있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많은 소비자가 반드시 '솽스이'에 맞춰 물품을 구매하지 않고있다. 또한, 몇몇 이커머스 인플루언서들은 올해 솽스이를 앞두고 타오바오에서 자신의 상점을 폐쇄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타오바오와 같은 전통적인 플랫폼이 더 이상 현재의 소비트렌드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온라인 커머스 리딩브랜드인 타오바오 마저 시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여준 사례인 듯하다.
이 기간에 온라인에서 주로 언급되는 내용들은
1) 돈이 없다
2) 재미없다
3) 불편하고 귀찮다
4) 별로다 (냉담)
순으로 나타났다. 더이상 사고싶은 물건을 값싸게 살 수 있는 행복한 소비축제일이 아닌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24년 솽스이는 10월에 정식으로 시작됐지만, 과거처럼 대대적인 광고나 홍보문구는 전혀 눈에 띄지 않고있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도 크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브랜드들이 11월 11일 하루내 대량 판매와 매출액 달성을 목표로 했다. 알리바바의 Tmall과 JD.com이 주도하는 플랫폼에 수많은 브랜드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지금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판매가 저조하다보니, 인지도를 높여 소비자의 재구매율을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이어진셈이다.
코로나 이후 소비자의 구매 채널이 짧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에서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고 있다. 틱톡, 위챗, 콰이셔우 등 라이브 커머스와 결합된 판매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당연히 라이브 커머스에 잘 부합하는 재품과 브랜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 습관이 다양해지면서, 단순한 할인 행사보다는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쇼핑 경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고 라이브 커머스가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잘 채워주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고가의 제품이나 럭셔리 브랜드에도 기꺼이지출을 했다. 코로나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은 소비자들의 지출을 신중하게 만들었다. 비필수 제품보다는 생활필수품이나 가성비 높은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2024년 11.11은 어떨지 주목이 된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구매채널, 약해지고 있는유통 영향력, 라이브 커머스의 부상에 따라 알리바바, jd 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새롭게 변화하는 또 다른 모습의 솽스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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