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보(業報)에서 업(業)은 생각이나 말 또는 행동으로 일어나는 원인, 업보는 그런 원인으로 말미암아 받는 결과를 뜻한다. 업은 윤회(輪廻)로 설명이 된다. 인간이 죽어도 그 업에 따라 육도(六道)의 세상에서 생사를 거듭한다. 여섯 가지 세상은 가장 고통이 심한 ‘지옥도’, 굶주림의 고통이 심한 ‘아귀도’, 짐승과 새·고시·벌레·뱀들이 사는 ‘축생도’, 노여움이 가득한 ‘수라도’, 인간이 사는 ‘인간도’, 행복이 두루 갖추어진 ‘천상도’를 말한다. 인간은 현세에서 저지른 업에 따라 죽은 뒤에 다시 여섯 세계 중 한 곳에 태어나 내세를 누리며, 그 내세에 사는 동안 저지른 업에 따라 내세에 태어나는 윤회를 계속한다. 이런 윤회설(輪廻說)은 사람들의 현세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간혹 전생(前生)에는 어떤 세상에서 살았을까 생각해 본다. 짐승, 벌레, 뱀을 유독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것으로 봐서는 짐승과 새·벌레·뱀들이 사는, 죄업(罪業)으로 축생이 되어 괴로움을 받으며 축생도(畜生道)에서 살았을 거라는 추측을 해 본다. 현생(現生)에는 아직 삶이 남아 있지만, 모든 사람이 겪고 있는 생로병사에 시달리며 번뇌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도(人間道)에서 사는 것 같다. 내세(來世)에 살고 싶은 세상은 모든 욕망이 충족되고 모든 즐거움이 온전히 갖추어졌지만, 지속해서 선정(禪定)을 익히고 닦아야 하는 천상도(天上道)에서 살고 싶다.
어머니가 생전에 불교에 심취해서 어린 시절 따라다녔던 절에서 당신이 108배하는 동안 스님에게 배운 참선(參禪)을 했다. 대법당에서 가끔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큰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불교에 잠시 관심을 가졌다. 그러한 관심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라지고, 불교의 기본적인 교리에 대해서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중 지금도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단어가 바로 ‘업보(業報)’이다. 어머니가 내게 물려준 정신적 유산이기에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힘든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업보이다. 노력해도 풀리지 않고, 답답할 때는 어머니가 가르쳐 준 대로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참선을 한다. 지나간 일들을 회상하거나 반성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는 한다.
참선을 통해서 가슴 깊이 흐르는 어떤 기(氣)가 움직이면서 마음이 정화되어 간다. 그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간다. 업(業)은 결국 업보로 돌아온다.
『좋은 것만 생각하라. 좋은 것만 말하라. 남에게 좋은 일만 하여라. 모든 것은 다시 돌아온다.』- 석가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