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story / 에세이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겪는 것 중 하나가 모순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끔 했던 말이 앞뒤가 맞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눈치를 채지 못해서 다행이라고 여기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순간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하다 보면 자기모순에 빠져버린다. 그 모순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다 간신히 빠져나와도, 이미 망가진 자신을 보면서 허탈해진 적도 많았다.
‘삶 자체가 모순덩어리’라는 말이 떠오른다. 인간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면 이중적 행태를 많이 본다. 언행의 불일치에서 오는 행동의 모순은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다. 대중 앞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는 수식어를 써가면서 연설하던 정치인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정계에서 사라지거나, 경영자들이 사원들에게 요구하는 윤리와 그들이 행하는 윤리의 괴리가 있는 경우 일 것이다.
대학에서 논리학을 배우면서 낙제를 받을 뻔했다. 교수의 채점 방식에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항의를 했는데, 교수는 논리보다는 권위를 앞세웠던 기억이 난다. 논리와 권위의 모순에서 권위가 이겼다. 논리학은 사유(思惟)의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능동적 통일화의 측면을 가리키는 ‘사유의 과학’이라고 했다. 논리학은 어떻게 해야만 오류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사유를 진행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논리학에서의 모순은 '두 명제(命題)가 동시에 참일 수도, 거짓일 수도 없는 경우'를 말한다. 명제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야 하는데, 명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면, 결국 그 논리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논문에서 명제의 선정이 중요한 것은 그 명제의 신뢰도가 참에 가까워야 논문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이유이다.
일관성(一貫性)은 철학 용어로 그 어떤 모순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한다. 상담학에서는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부합하게 행동하거나, 무의식적인 관심에 따라서 의식적인 관심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소신(所信)은 자존심이며, 자신감의 발로(發露)라 생각한다. 삶을 살아가는데 모순 있는 언행이 의도하지 않게 있을 수 있으나, 소신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일관성이고, 모순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겉으로 보기에 삶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모순 뒤에 숨어있는 질서를 발견할 때
비로소 삶은 참으로 아름다워진다.』 - 이드리스 샤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