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숲 일기 / 에세이
지금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어디를 가도 학교가 제일 좋은 위치에 예쁘게 들어서 있다. 한숲도 신규 아파트 단지이기 때문에 학교들이 깨끗하고 아담해 보인다. 처음 입주했을 때 핫이슈는 개교 문제였다. 공사 지연으로 개교가 늦어지면 아이들이 외부 학교로 통학해야 하고, 그 불편함은 학부모들이 껴안아야 하는 몫이다. 결국 학부모들이 세종시까지 가서 항의하는 사태로 번지며 정상적인 개교가 되었다.
아이들이 이미 성장해서 학교 문제는 남의 일처럼 생각이 들었지만, 아파트 학부모들이 늦게까지 학교 강당에 모여서 비상총회를 하는 현장 모습을 봤다. 과거 아버지가 아이들 학교 문제로 문교부(지금은 교육부)에 가서 항의하던 일이 생각났다. 아직도 생생한 것은 그 모임을 주도하던 학부모의 냉정하면서도 논리 정연한 항의에 교육청에서 온 사람들도 한 마디 못하고 도와주겠다는 말만 하는 것을 보았다.
이제 그 학교들이 과밀 학급이 되어, 초중학교가 같이 사용할 학교가 곧 개교할 예정이다. 몇 해 전 개교한 고등학교와 아파트 단지 가장 중심에 있는 어린이집과 함께 모든 교육을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받을 수 있다. 조만간 반도체고등학교가 개교하면 이곳은 더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한숲의 꿈나무들이 태어나 같은 또래들과 한 동네 살면서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들이 성장해서 미래에 세계 최고의 반도체 단지가 들어설 이곳에서 국가의 인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