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혹되지 마소
"저는 ○○기업 출신입니다"
"저 사람 △△기업에서 ● ●프로젝트 한 사람이래"
저도 역시 대기업 출신이지만, 이런 표현에는 숨겨진 내용이 있습니다. '대기업 출신'이라는 것은 즉, 현재는 대기업에 소속해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대기업=실력자"라는 공식이 어느 정도는 맞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필요 이상의 가치부여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딱 적절한 수준이면 좋지 않을까요.
어떤 의미에서 입사보다 유지가 어렵습니다. 임원까지 올라가는 비율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버텨내기가 많이 힘듭니다. 그래서, 적절한 시기에 퇴사를 많이 합니다. 그만큼 인재는 계속 충원되니까요. 적절한 시기라는 표현은 진급이 어렵거나 일이 힘들거나 대인관계가 안되거나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개인적 사유일 수도 있고 외부적인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이 많은 만큼 그만큼의 대외적인 변수가 많습니다. 그런 만큼, 다양한 이유로 조직을 떠납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입사하고 얼마 안 돼서 퇴사하는 신입직원들도 많습니다. 시대가 바뀌더라도 사람 많은 곳은 항상 이런 분위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대기업도 많을 거라 믿습니다. 냉정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까지 버티고 견디다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거나 스스로 잘못한 선택으로 인해 나온 사람들이 '대기업 출신'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한 프로젝트에 배정되는 인원은 생각 외로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특정인이 그 프로젝트의 책임자일 가능성이 많이 희박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증빙이 안 되는 일에는 약간 과장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을 아예 안 믿는 것도 무례한 일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는 말을 전적으로 믿어야 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특정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숨은 히스토리를 듣는 것으로 약간의 허풍은 눈감아줘도 될 듯합니다.
회사, 특히 대기업은 수많은 사람들이 입사하고 퇴사합니다. 저마다 사유가 있을 겁니다.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잘못된 판단이 주요한 원인이었지요. 물론, 아직도 근무하고 있는 동기들보다는 사회에 일찍 나와서 그들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잘했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대기업 출신에 대한 환상은 조정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 로봇 만화에서 개발자나 설계자에 유지보수까지 딱 한 명의 박사만 있다는 것이 조금 의아했던 기억이 있네요. 대기업에 비유하자면 로봇 같은 프로젝트는 많게는 수십, 수백 명의 인원이 참여합니다. 그중에서 개인은 아주(생각보다 더) 적은 비율의 일을 담당합니다. 놀랄 만큼요. 그리고, 프로젝트의 최종 결정은 의사결정 라인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튼,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사실은 대단한 평가를 받아 마땅합니다. 하루를 근무했든, 정년을 하고 나왔든 그 기간 동안 많은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정보를 본인의 업무에 많이 활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지만, 장단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전체를 보지 못한 점이 가장 클 거고요. 일장일단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상황에 맞는 장점은 잘 취하되, 상대가 대기업 출신이라고 해서 필요 이상의 환상이나 후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