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이소는 이제 한국 브랜드인가?

by 송기연

아침 드라마에는 출생의 비밀 하나쯤은 있어야 사람들 관심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드라마든 사람이든 시작이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회사나 브랜드도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특정한 국가의 브랜드는 불매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호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이소(Daiso)는 어떨까? 다이소는 일본에도 있고, 한국에도 있다. 그럼, 우리 동네에 있는 다이소(Daiso)는 한국 브랜드인가, 아니면 일본 브랜드인가? "다이소"라는 말 자체도 어떻게 보면 두 나라 말 같이 보인다.




일본 다이소는 1977년 일본에서 야노 히로타케에 의해 설립됐다.

일본 다이소는 이후 ‘100엔 숍(百円ショップ)’의 대명사로 성장했으며, 저가지만 실용적인 상품을 앞세운 가격 혁신의 상징이 되었다. 한국 다이소는 초기 일본 다이소와 상표 사용권 계약을 맺으면서 출발했다. 그 출발을 보면 1992년 박정부 대표가 ‘아성산업’을 설립하고, 1997년 서울 송파구 천호동에 ‘아스코이븐플라자’라는 이름으로 오픈한 것이 1호 점이다. 이후 2011년 일본 다이소는 한국 다이소에 상표권 관련 소송을 제기한다. 법원의 판결은 동일한 상호를 쓰는 각각 다른 두 나라의 다이소를 별도의 독립기업으로 판결했다.


art_17490981976533_2e6587.png 일본 다이소 로고, 느낌이 이제는 많이 다르다


이후, 한국 다이소는 '국민가게 다이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사명도 '다이소아성'에서 '아성다이소'로 바꾼 것도 한국 기업임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1980년대 일본 대창산업(Daiso 전신)에 생활용품을 납품해 오던 것에서 별도의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다이소(Daiso)가 '다 있소'라고 들리는 점에서 협력관계가 시작됐다고 하지만 홍역을 앓은 것도 사실이다. "아성 다이소"라는 명칭을 병기하며 일본과는 무관한 기업이 되었다. 명칭을 바꾼 후 매장도 늘었다. 이렇게 성장한 다이소는 2024년 기준 직영점 1,022개, 가맹점 497개로 총 1,519개를 운영 중이고, 말 그대로 국민가게가 되었다. 균일가숍으로는 최초로 3조 매출의 대형기업으로 성장했다.


high.jpg 다이소 로고 변천과정


사업은 이미지나 브랜딩이 아주 중요하다.

사업 초기에는 아마 이렇게까지 성장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소의 사례는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브랜딩의 중요성을 알려주기에 손색이 없다. 현재 기업명은 (주)아성 다이소다. 그리고 브랜드명은 "다이소(daiso)"이고, 매장이나 제품에는 "다이소"라고만 표기한다.


hq720.jpg?sqp=-oaymwEhCK4FEIIDSFryq4qpAxMIARUAAAAAGAElAADIQj0AgKJD&rs=AOn4CLCj3rvuKTTVkccA6oTVvtmp9bteAg 승부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정확하게 알자는 거지...


이제 다이소는 100% 한국기업이다.

지난 2023년 일부 있던 일본지분 5천억 원을 전량 매입했다. 이런 이슈는 아마 다이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도 드러나지 않는 거부감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에 대한 묘한 감정이 다이소에 대한 인식으로 확대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다이소는 한국을 대표하는 균일가 브랜드로 성장했고, 계속 성장 중이다.


브랜드나 회사도 국가 이미지가 중요하다.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살아가는 시대지만 유독 특정한 국가가 개입되는 순간 관점의 변화가 오기도 한다. 다이소는 대표적인 한일관계의 복잡한 질곡을 지나면서 그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 이미지 못지않게 자체 경쟁력이 확보되지 못하면 성장은커녕 수많은 경쟁자들에게 뒤처질 뿐이다. 다이소는 이미 그 단계를 넘어 계속 성장 중이다.




국가마다 대표 균일가 브랜드가 있다.

미국의 Dollar Tree와 Dollar General, 중국의 Miniso, 일본의 Daiso와 Seria, 덴마크의 Tiger가 대표적이고, 대한민국에는 다이소(daiso)가 있다. 누가 뭐래도 다이소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균일가 브랜드다. 이렇게 보면 누가 광고비라도 받을 줄 알겠다. 다이소에는 천 원짜리 건전지 하나 받은 거 없다. 그래도 우리 동네에 있고, 내가 가는 다이소가 이렇게 쭉 성장하면 왠지 모르게 좋다. 마치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노벨문학상 작품을 원어로 읽는 짜릿한 경험과도 비견될다고 할까.


이제는 글로벌 다이소로 한 번 커보자!

keyword
이전 10화다이소는 브랜드일까, 노브랜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