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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다이소에 가는 건 더 이상 부끄럽지 않다

by 송기연

이제 다이소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제 다이소는 살아남을 것을 너머, 진정한 국민 가게가 되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우리 생활에 필요한 생활용품의 대부분을 구매할 수 있다. 부족한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라면, 온라인 몰이 역할을 대신한다. 이제 다이소에 가는 행위는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지금까지 다이소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생각을 정리했다.

생각을 글로 엮고, 의견을 말로 정리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책상 앞에는 지난 주말에 구매한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종이클립 150개가 반짝거린다. 나는 종이클립을 자주 사용한다. 스테이플러 못지않게 종이클립을 쓰는데, 이 제품을 사는데 명목은 '소확행'이었다. 평소 쓰던 종이클립도 많이 남았지만, 내 눈에 보인 예쁜 제품을 가지기 위해 내가 지출해야 하는 돈은 천 원이었다.


한때 다이소를 가는 것이 남의 눈치를 보기도 했다.

저렴한 제품이 아닌 싸구려 제품이라는 인식과 함께,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합리적인 소비가 아닌 저렴한 제품만을 찾는 것처럼 인식되던 시기의 얘기다. 지금은 다이소를 가는 것은 합리적인 소비형태의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다이소의 취급상품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품목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규모의 경제라고 했던가. 이제 다이소의 질주는 막을 수 없다. 성장그래프의 기울기는 조금 낮아지더라도 지속적인 우상향 그래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다이소는 합리적 소비의 대명사도 넘어선 듯하다.

이제 다이소는 그냥 다이소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일단 다이소부터 간다. 일차적으로 다이소에 없으면 오픈마켓이든 다른 유통채널을 생각한다. 다이소 제품의 품질이 높아지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다이소를 가는 시대가 되었다. 다이소에 없는 물건은 시장 경쟁력이 없을 것 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다이소의 지위가 이 정도로 올라온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동안 지속해서 이어진 품질에 대한 고집과 품목확대가 있었다. 코로나 시대와 불경기를 버텨낸 다이소의 저력은 이제부터 빛날 것이다.


다이소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오천 원짜리 겨울용 후리스 점퍼를 보고 나서는 더욱 예측이 안 된다. 오천 원으로 예상되던 한계는 여지없이 방문 때마다 무너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기대다.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편하게 입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물론, 사람들의 취향이나 관점은 서로 다르겠지만 이 정도라면 크게 나뉠 것 같지도 않다.


이제는 다이소를 가는 것에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오히려 남들보다 빨리 가서 어떤 새로운 상품이 있는지를 보는 기대가 더 크다. 집 근처 이마트에 들어온 대형 다이소 매장은 그야말로 큰 놀이공원 같다. 계절마다 바뀌는 진열도, 우연히 보게 되는 상품도 큰 재미다. 이렇게 다이소는 우리 삶에 한 발자국 더 들어왔다.


이제는 다이소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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