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는 제품디자이너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다.
물론, 자동차나 가전제품, 귀엽고 앙증맞은 캐릭터나 가구나 비싸고 고급스러운 제품을 디자인할 수도 있지만 일상생활용품도 매력적이다. 이중에는 디자인이 굳이 필요 없는 제품도 있지만, 어떤 아이템은 약간의 디자인이 더해진다면 더 좋은 제품이 될 것 같은 것도 보인다. 다이소 제품은 대개 해외, 주로 중국에서 제조되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균일가 제품이 주를 이루지만 디자인이 스며들만한 공간은 충분해 보인다.
어쨌든 제조사는 존재한다.
그리고, 다이소는 제조사가 볼 때는 아주 큰 고객이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반영해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제조사의 역할이다. 더군다나 빅바이어인 다이소는 엄청난 판매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취향과 시장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대량으로 제조되는 다이소 납품제품에 국내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더해진다면 지금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균일가 제품이 될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제조품질이 확보된 상품을 판매 중이라 같은 품질 영역에서 수준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제는 조금 다른 영역인 디자인에서 다시 한번 다이소 브랜드의 가치를 올릴 수 있으리라 본다.
다이소에 디자인이 더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도 제조사나 다이소 본사차원에서는 나름의 디자인을 적용했을 것이다. 눈에 드러나 보이지는 않더라도 다이소 제품이 전반적으로 수준이 올라간 것에는 디자인의 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유통기반의 디자인이다. 품질을 개선하면서 최소한의 디자인이 적용되지 않았을까. 디자인의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제조단가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지 않는 선에서 합의가 있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디자인의 영역은 스타일링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금은 고객이나 사용자 경험이 디자인의 주요 이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인 제품이나 포장, 브랜드 등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디자인이 활동한다. 그래서 하나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디자인 공모전이다. 공모전은 다양한 참여자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쉽다. 그리고 참여하는 대상은 일반인도 있지만 디자인 전공자들이나 현역 디자이너일 가능성이 크다. 공모전은 아이디어를 모은다는 차원에서도 유용하지만, 실제로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제안한 제안자와의 공동협업 형태가 될 수도 있다.
다이소는 대기업 수준의 매출규모를 가지고 있다.
모든 제품이 아닌 일부 특정한 카테고리에서는 국내에서 수집된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지금 케데헌 열풍으로 인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를 보자. 스페셜 다이소나 디자인 다이소 같은 팝업스토어 방식의 프로토타입으로도 테스트해 볼 수 있다. 해외로 수출하는 제품 전용이거나 지금 유행하는 K-DNA를 다이소에 녹여볼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제작되는 제품은 해당 제조사와 협업해서 판매 수익의 일부를 디자이너와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아이디어는 일회성 혹은 이벤트 성격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신사업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 다이소 정도 수준의 판매 네트워크를 갖춘 기업이라면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정말 매력적인 클라이언트다. 지금은 대부분 수입과 유통이 제품의 주를 이룬다는 인식으로 접근할 생각을 안 해서 그렇지.
다이소도 사회적 공헌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기부를 하거나 단순한 선행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이소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이면 충분하다. 청년 디자이너들의 뛰어난 발상을 모으고, 이중 일부를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정말 새로운 제조사가 아니더라도 기존 판매 중인 제품 중에서 개선 아이디어나 발전된 디자인을 모아보는 것도 좋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거나 기존 제품의 사용방식을 일부 개선하거나 추가하는 것도 좋은 카테고리다.
디자이너들의 생각을 모으는 것은 의미 있다.
공모전이 아니면, 졸업작품전이나 학술대회 등 디자이너들의 생각이 모이는 곳을 따라가 보자. 그들이 분석하고 발상하며, 눈에 보이는 제품으로 다시 탄생시키는 것은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3D프린터가 널리 보급되어 있고, 컴퓨터 프로그램과 AI의 발달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다이소를 리브랜딩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다이소는 매력적인 브랜다.
여기에 디자이너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아이디어가 더해진다면 다이소도 한 단계 더 높은 위치로 발돋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서 제시한 공모전, 전시회, 프로젝트 등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마음이다. 마음을 얻으면 모든 것을 얻는다. 순수하고 자유로운 디자이너들의 진심과 마음을 구해보자.
Designed by DAI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