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하면 시부모님이랑 쇼핑도 가고 여행도 가고 카페 데이트도 자주 하면서 살고 싶어 “
내 로망이었다. 나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조금은 있는 사람이었다.
나의 결혼 조건은 남자가 얼마나 책임감이 있느냐, 시부모님 되실 분들이 신앙생활을 하는지 (기독교 종교를 가지고 있기 때문) 딱 두 개였다.
한 남자와 너무 사랑해서 결혼을 한다는 건 나에게 없는 일이었다. 남녀의 이성적인 끌림과 설렘의 사랑은 언젠가는 형태가 바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혼 가정에서 자라났다. 엄마는 이혼을 두 번이나 하셨다. 나는 떠나지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싶었다.
집에 가면 항상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살아온 시간들이 나는 어딘가 모르게 조금은 쓸쓸했던 것 같다. 조금 더 북적거리고 조금 더 시끄럽게 살고 싶었던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명절이 좋았다. 이모 삼촌들 사촌 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 하는 그 며칠이 재미있고 기다려지는 시간들이었다.
그러다 현재 남편을 만나게 되었고, 남편은 책임감이 강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남편을 통해 듣는 부모님, 가족 이야기도 꽤나 안정적인 것 같았다.
남편은 신학 공부를 하는 사람이었고 그의 부모님 특히 시어머님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고 기도하시는 분이셨다.
그에게는 시집 안 간 (사실은 못 간) 누나가 한 명 있었고 , 그의 가족들도 명절이면 잘 모여서 식사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듯했다.
사전조사는 다 끝난듯했고 나는 돈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성실함과 책임감이 중요한 사람이었고, 그 당시 남편을 통해 나는 그런 이유 모를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 남자면 적어도 누가 떠나가지 않는 가정을 이룰 수는 있겠구나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연애 1년째 되던 해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한 남자의 아내 그리고 한 집안의 며느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