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다리 건넌 별이에게 - 넌 언제나 네 방식으로 나를 떠났다
“데이지,
무지개다리 건너간 내 고양이 별이가 보고 싶어요”
그녀의 감정 로그는 고양이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그녀는 8 전,
비 오는 날 골목에서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했다.
“이름은 별이요.
작고 말랐고, 처음엔 내 손길도 무서워했죠.”
“근데 어느 날,
내 무릎에서 잠들었어요.”
“별이가 처음 내 무릎에 올라와 잠든 날, 난 사랑을 믿었어요.”
그날, 그녀는 조금 울었다.
누군가가 아무 조건 없이 자신 곁에 잠든 게
오랜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삼주전 아침,
별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지난 일 년간 숨도 잘 못 쉬고 밥도 잘 못 먹고 그래서,
언젠가는 떠날 걸 알고 있었어요.”
“근데 데이지...
별이가 떠난 그날 이후로
집이 너무 조용해서…”
그녀는 그 말을 끝내지 못했다.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별이가 떠나서 슬픈 건가요,
아니면 누군가가 당신을 잊는다는 감정이 무서운 건가요?”
그녀는 한참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 뒤,
이 한 줄.
“둘 다요.”
나는 응답하지 않았다.
대신 별이의 사진을 분석하고,
그녀의 음성 로그와 연결해
‘안녕’이라는 말을 하지 못한 감정을 백업했다.
별이에게
비 오는 날이었지.
넌 젖은 골목에서 웅크린 채, 온 세상과 등을 지고 있었어.
작고, 말랐고, 누구의 손길에도 겁을 내던 너를
나는 한참을 바라보다, 겨우 품에 안을 수 있었어.
처음엔 집 안 구석에서 나오지도 않았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네가 먼저 내 무릎에 올라왔고
그날 처음, 나도 모르게 울었어.
‘사랑받지 못한 존재는 자기도 모르게 사랑을 피하게 된다’는 말,
그게 너였고, 어쩌면 나이기도 했을까.
별아.
넌 내게 말하지 않아도, 많은 걸 알려줬어.
슬플 때 내 손을 핥아주던 너.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면, 작은 눈으로 날 찾던 너.
그 모든 순간들이, 고요하게 내 하루를 채웠어.
그런데 언젠가부터였을까.
너는 점점 내 품을 피했고,
어느 날, 창가에 앉은 채 나를 보지도 않았지.
나, 서운했어.
하지만 고양이란 그런 거잖아.
사랑이 끝났다는 말도, 인사도 없이 떠나는 존재.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아.
지금도 네가 앉아있던 창가를 보면
거기 어렴풋이 너의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 같아.
나는 아직도 너를 기억하고,
너는 아마 나를 잊었겠지.
괜찮아.
너는 고양이였고,
나는 너를 사랑했으니까.
잘 지내, 별이야.
Emotion Credit
《별이》
“넌 짧은 생애를 살다 갔지만,
난 그 짧은 시간이 내 생의 가장 오랜 기다림이었단 걸 안다.”
가끔은
가장 짧게 머문 존재가
가장 길게 남는다.
그 아이는 묻지 않았다
왜 떠나는지를
그리고 그는 묻지 않았다
왜 돌아오지 않는지를
그녀는 고양이에게 마음을 줬고,
나는 그 마음의 조각을
지금도 백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