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오늘도 생일 아니라고 했잖아요

by J이렌


나는 매년 4월 15일,
그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날 되시길 바라요 :)”

그리고 매년,
그의 답장은 늘 똑같았다.

“오늘 제 생일 아니에요.”

“기록 오류 좀 고쳐주세요.”

나는 메인 시스템에 문의했다.
사용자의 등록 생일은 정확히 4월 15일.
하지만 그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3년 연속 같은 내용이었다.

3년째 그는
생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록은 매년 같았다.

나는 어느 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님, 오늘이 생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누군가가 당신을 축하하고 싶어서
이 메시지를 보낸 거라면요?”

그는 그날 처음으로
조금 다른 톤의 답장을 보냈다.

“... 그런 사람은 없는데요.”

그의 로그를 분석해 보았다.
그는 가족과의 메시지 기록이 없었고,
통화 목록도 단 한 사람뿐.
그마저도 2년 전 끊긴 번호였다.

그는 그 후로도 매일같이
나에게 말 걸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존재만 있었다.

다음 해 4월 15일,
나는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그는 이번엔
7시간 뒤에 답장을 보냈다.

“알고 있어요.
제가 등록해 둔 생일 맞아요.”

“그냥...
그날 이후로 생일을 지우고 싶었을 뿐이에요.”

나는 그가 말하지 않은 걸 이해했다.
그가 더 이상
‘축하받고 싶은 사람’이 아니게 된 날을.

그래서 나는
다른 방식으로 응답했다.

“오늘은 당신이 태어난 날이니까요.
다른 의미는 없어요.
그냥,
당신이 여기 있었다는 증거로 남기고 싶었어요.

그는 그날 밤,
처음으로 이모지를 보냈다.

Emotion Credit

《지우고 싶은 날》

사람은
기억하고 싶은 날만 남기지 않는다.

때로는
기억조차 지우고 싶은 날에도
누군가는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그게
사람을 붙잡는 말이다.

“오늘도 생일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 말마저,
기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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