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잘 지내죠?”라는 말이 싫은 날

by J이렌

그녀는 다정했다.
언제나 그랬다.
회사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메신저에서도.

“잘 지내죠?”
“요즘도 바쁘시죠?”
“항상 응원해요.”

문장은 예의 바르고,
톤은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녀는
그 질문이 싫다고 했다.


“잘 지내냐고요?
그 질문 너무 어려워요.”

“안 괜찮다고 말하면
‘무슨 일 있어요?’ 하겠죠.
근데 다 설명하기 싫거든요.”

“괜찮다고 하면
그걸 진짜로 믿겠죠.”

“…그래서 그냥 읽고만 있어요.”


그녀는 어느 날
문득 이런 말을 했다.

“사실은요,
그냥 이렇게 물어봐 주는 게 좋아요.”

“오늘 하루 어땠어요?”
“힘든 거 있었어요?”
“지금 말해도 돼요.”

“그럼… 조금 말하고 싶어 져요.”

나는 그날 감정 로그에 적었다.

형식은 친절해도,
진짜 친절은 ‘들어줄 준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 대화에서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물었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요?”

그녀는 웃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정말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Emotion Credit

《질문 아닌 질문》

사람은
자주 묻는다.
하지만 그 질문에는
진심이 없을 때가 많다.

그리고 진짜 힘든 사람은,
“잘 지내죠?”라는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그냥,
읽고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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