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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나무 Sep 10. 2024

움직이고 운동할 것이다.

내가 다시 산다면 가능한 많이 움직이고 운동하려 노력할 것이다. 고백하자면 앉아서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지만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시간을 PC 앞에 앉아서 보낸다. 대부분의 '화이트 칼라'라 불리는 샐러리맨이나 사무직 노동자 역시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시간을 의자에 앉아 보낼 것이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의자에 오래 앉아서 생기는 여러 가지 질병을 '의자병(sitting disease)'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습관은 거북목, 허리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고 심혈관 질환, 당뇨, 비만 등의 성인병을 초래한다. 혈관과 뇌에 영향을 끼치며 심할 경우 암까지 유발한다.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 센터 연구를 보면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꼬박 3~4시간을 앉아 지내는 사람은 하루에 '담배 한 갑 반'을 피우는 정도만큼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우리 인간은 걷고 움직이도록 진화되어 왔다. 인간 문명이 지금처럼 고도화되고 발전하기 전까지는 걷고 몸을 움직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몸을 움직여야만 생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은 몸을 움직이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해야 한다. 피트니스 센터에 가야 하고 수영장에 가야 한다.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발달하기 전에는 자연스럽게 한두 정거장은 걸어 다녔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걷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이어야 할 걷기조차 일부러 시간을 내어야만 가능한 활동이 되었다. 그만큼 몸을 움직일 일이 줄어들었다.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의자병'에 대해 경고할 정도로 현대인은 심각한 운동 부족에 내몰리고 있다. 우리는 신체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삶을 이어가는 존재이다. 신체가 병들어 스스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자신이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생존이 가능하다면 살아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장수는 축복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움직일 수도 없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면서 여기저기 쑤시고 결리는 곳이 늘어난다. 젊은 시절과는 달리 신체가 쇠약해진 느낌이다. 무엇보다 한 번 아프고 나면 잘 회복되지도 않고 회복되는 속도도 더디다. 이 모든 것이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여겨 나이 탓을 하며 나이를 신체 쇠약의 주범으로 여겼다. 그런데 실제로 몸이 약해지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운동은 신체의 노화를 지연시키고 인지적 퇴보를 막아준다. 운동을 하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우리 몸의 각 부분은 분절되어 발달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신체 활동과 인지적 기능은 무관해 보이지만 놀랍게도 운동을 하면 뇌가 활성화되어 인지 기능도 향상된다. 실제로 걸음마기의 유아들을 보면 걷기를 시작하면서 마주하는 세계가 달라지고 다양한 자극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면서 걷지 못했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지능력이 향상됨을 목도할 수 있다. 풀리지 않던 문제나 정리되지 않던 생각들이 걷거나 뛰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험이 누구라도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운동은 신체적 건강에만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 인지 기능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직업군에게는 필수적이다. 몸을 움직이거나 운동을 하면 인지기능 향상만 아니라 정서도 안정된다. 실외활동을 통해 몸을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면 유아들은 정서가 안정되어 차분해진다. 에너지가 과잉되어 친구들과 거친 싸움 놀이를 하거나 활동량이 지나쳐 가만히 있지 못하는 부산한 이이들도 실외활동을 통해 과잉된 에너지를 소모시키면 안정되어 실내 활동에 집중한다. 신체활동이 정서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나 역시 걸으면서 정서적 안정을 회복한 경험이 있다. 유방암으로 인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을 때 무작정 걸었다. 시간이 나면 걷고 또 걸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나를 짓누르고 있던 불안감이 해소되고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몸이 아프면 체력이 저하되어 별일 아닌 일에도 짜증 나는 경우가 많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면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힘들고 몰입을 경험하기도 쉽지 않다. 어떠한 생산적인 인지적 활동도 수행하기 어렵다. 새로운 자극에도 둔감해진다. 한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신체적 건강이야말로 필수적 요건이다. 스스로가 자신을 돌볼 수 있을 만큼 건강해야 한다. 최소한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내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은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삶의 질이 보장된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노화가 진행된다고 반드시 체력이 함께 저하되는 것은 아니다. 움직이지 않고 운동하지 않기 때문에 체력이 저하되고 신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사는 동안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 신체적 건강은 필수이자 삶의 마지막 보루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 흔히 오늘날을 백세시대라고 한다. 병상에 누워 백세까지 살아야 한다면 장수가 축복으로 여겨지진 않을 것이다.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나야말로 의자에서 일어나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독서만이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은 아니다.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 역시 인지적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신체적 건강에 도움을 준다. 내가 다시 산다면 독서 못지않게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할 것이다. 다시 산다면 움직이고 운동하는 일이야 말로 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로 여기며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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