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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0. 2024
때로는 멀리서 바라볼 것이다
내가 다시 산다면 가끔은 나무보다는 숲을 보려 노력할 것이다. 너무 먼 곳만 바라보면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이 아득해 좌절하고 포기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를 조망하지 못하면 정확한 현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게 된다. 과연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등산을 하려고 하면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하나만이 아니다. 여러 코스가 있고 자기에게 맞는 길을 선택해 산 정상에 올라간다. 코스를 선택하고 난 후엔 그 길 하나에 집중해 오르다 보면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체력의 한계로, 때로는 눈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인해 선택한 길을 통해 정상에 오르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여러 갈래의 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어느 길로 가면 막힘없이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선택한 코스로 등산을 할 때는 길이 막히면 난감하고 돌아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잠시 멈춰 서야 한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먼 곳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멀리서 보면 여러 길이 보이고 절망할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날은 유난히 평소 다니던 길이 막힐 때가 있다. 멀리서 교통상황을 조망하지 않는 이상 늘 다니던 길에서 차 사고가 났는지 갑자기 교통량이 증가해 교통체증이 일어나고 있는지, 도로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CCTV를 통해 한눈에 도로 교통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국가 교통정보센터에서 본다면 어느 길로 가야 막히지 않고 가장 빨리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그 상황에 매몰되어 버리면 근시안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좀 더 멀리서 바라보면 의외로 여러 가지 길이 보이고 어디로 가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한때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갈매기의 꿈」을 보면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는 구절이 나온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먹이를 구하려는 목적의 비행이 아니라 보다 높이 날기 위한 비행을 시도한다. 그러다 무리에서 추방당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높이 날게 되어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뛰어넘게 된다. 근시안적으로 먹이를 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비행이 아닌 자신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기 위한 비행을 하는 조나단을 통해 멀리 앞을 내다보며 살라는 교훈을 준다. 멀리 앞을 보기 위해서는 떨어진 먼 곳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낮은 곳보다는 높은 곳에서 보아야 한눈에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