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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TS May 14. 2024

27th 여정. 지켜본 자의 흔들림을 읽고 있습니다.

증거만 많아도 흔들릴 수 있다. 내 흔들림은 증거부족 때문이 아니다.

출애굽기 32장 1절~6절
백성이 모세가 산에서 내려옴이 더딤을 보고 모여 백성이 아론에게 이르러 말하되 일어나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아론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의 아내와 자녀의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내게로 가져오라 모든 백성이 그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아론에게로 가져가매 아론이 그들의 손에서 금 고리를 받아 부어서 조각칼로 새겨 송아지 형상을 만드니 그들이 말하되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의 신이로다 하는지라 아론이 보고 그 앞에 제단을 쌓고 이에 아론이 공포하여 이르되 내일은 여호와의 절일이니라 하니 이튿날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 번제를 드리며 화목제를 드리고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놀더라



내게는 매우 어렵고 불편한 사건이다.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 십계명을 받는 동안 이스라엘 민족이 우상 숭배에 빠진다. 이상하다. 이 이스라엘 민족이 그이스라엘 민족인가. 출애굽의 그 역사적인 순간을 목도하고,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신께서 자신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매일 눈으로 확인하던 이들이 아닌가. 광야의 그들을 위해 매일 만나와 메추라기가 공급되지 않았던가. 그들은 분명 신의 은총을 경험했고, 그 기적을 지켜본 자들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이 그 잠시를 못 견딘 것이다. 처음의 나는 이스라엘 민족이 한심스럽다. 내 젊은 시절 간절히 기도했던 순간에 내가 원했던 것은 신께서 침묵하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분이 침묵하지 않고, 매번 응답하시는 순간순간을 지켜봤으면서 배신한 것은 참으로 납득할 수 없다. 이 바보들. 그게 말이 돼. 어쩌면 이스라엘 민족은 자신의 신앙을 지도자에게 전적으로 의탁했기 때문에 그 지도자 없이는 자신들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 모세의 부재로 인해, 지켜본 그들의 신앙은 하루아침에 우상 숭배라는 배신으로 점철되었던 것이리라.


이건 이스라엘 민족의 특징인지, 인간 자체의 특징인지 모르겠다. 다만, 내가 과연 이스라엘 민족과는 다른 존재인가에 대해서는 솔직해져야 한다. 내 과거 시간을 곱씹어 살펴보면, 내게도 이스라엘 민족처럼 신의 은총이 있는 시간이 있었고, 그 기적을 경험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렇다고 그 경험들이 내 신앙을 더 견고하게 하지 못했다. 나는 지금도 흔들리는 회색인이 아닌가. 나는 믿음의 증거를 구하고 있지만, 믿음의 증거가 아무리 많아도 그 믿음 또한 얼마든지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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