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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TS Mar 29. 2024

대학교 입시는 왜 이렇게 복잡합니까?

'줄세우기'라는 입시에서 지녀야 할 '나침반'


입시가 복잡합니다. 너무 많은 전형이 복잡하게 있어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공교육과 사교육을 모두 경험한 사람 중에서 대학 입시를 가장 잘 아는 국어 강사 G.T.S가 답해드립니다.

    

대입 전형은 드러난 현실만 보면 복잡해보입니다만, 그게 학생들이나 학부모님께 불리한 것이 아닙니다. 대입 전형의 복잡함에 대한 문제점들은 언론과 사교육에서 과장한 효과가 큽니다. 이는 제가 현재 사교육 시장에 있으니, 더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드러난 현실이 복잡해 보일 때일수록 좋은 나침반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 나침반을 알려드립니다.      


나침반을 소개하기 전에 입시의 본질부터 말씀드립니다. 입시는 결국 상대적 싸움입니다. 상대적 싸움은 기본적으로 줄세우기입니다. 원하는 것은 적고, 원하는 사람이 많다보면, 줄세우기는 당연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대입에서는 줄세우기가 1줄 세우기가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은 많이 간과합니다.


제가 위에서 매우 건방지고 재수없는 표현을 일부러 썼습니다. 대학 입시를 가장 잘 아는 국어 강사라는 표현은 일종의 줄세우기에서 제일 앞 쪽에 있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에 저보다 대입을 잘 아시는 분들은 정말 많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제 말은 거짓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저를 소개하면서 내세웠던 방식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대학 입시를 가장 잘 아는 이라는 표현 앞에 몇가지의 제한 조건을 붙였습니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모두 경험한 사람 중에~, 이 조건을 통해 저보다 입시를 잘 아시는 분들이 분명 많지만 저는 그 분들과 다른 줄에 위치하여 줄세우기를 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교사와 재수종합반 국어 강사 라는 수식어를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줄에서는 제가 대학 입시를 가장 잘 안다고 하는 것이 거짓이 아니게 됩니다.    

 

이것이 현재 대입의 핵심입니다. 제가 만약 단순히 ‘대학 입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는 줄세우기 방식에만 따랐다면, 단언컨대 저는 절대로 앞 순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개의 제한 조건이 결합하게 되면, 저는 얼마든지 앞 순서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것이 현재 대입의 핵심입니다.  

     

단순한 줄세우기 방법에 따라 질주하게 되면, 학생들도 학부모님도 지치고 괴롭기만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새롭게 줄을 세우는 방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어지는 글들을 통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다만 오늘은 입시의 대원칙만 기억해주십시오.      


아무런 제한 조건 없이 학생들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 전형이 가장 공포스러운 것입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제한 조건(지원 자격, 요구하는 성취도, 활동)이 많은 전형이 학생들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하게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들과 학부모님은 반대로 이해하시는 경향이 큽니다. 단순한 전형이 좋은 것이고, 복잡한 전형이 나쁜 것이라... 그렇지 않습니다. 좁은길로 가셔야 합니다. 넓은 길로 가는 것은 정말로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고3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서울 소재 메이저 대학인 H대학교 수시 전형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제한 조건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해당 전형을 선택하고, 원서비만 납부하면 지원이 끝이 납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H대학교 수시 전형이 친철한 전형이라고 오해합니다. 그러나 지원시에 친절했던 H대학교를 합격하는 방법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건 그들이 학생들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줄세우기가 1줄로 늘어설 수밖에 없고, 학생들이 합격하기에 가장 어려운 전형이 됩니다. 그에 반해 학생들에게 지원 시에 이것 저것 제한 조건을 요구하는 대학이 있습니다. 학교장 추천서도 있어야 하고, 자소서도 작성하라고 하며, 심지어 수능 최저 등급까지 수시에서 요구합니다. 지원 시에 이렇게 까다롭기 때문에 학생들이 매우 불편해합니다. 그러나 입시 결과에 있어서 이 불편한 전형은 오히려 학생들이 합격하기에 가장 유리한 전형이 됩니다.


입시는 상대적 줄세우기입니다. 나한테 유리한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에게 불편한 것도 중요합니다. 나에게 편한 길을 선택하면, 그것은 거의 대부분 다른 수험생들도 편한 길일 가능성이 높아서, 1줄로 줄세우기에 동참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에 비해 나도 불편하지만, 다른 수험생에게는 더 불편해지는 길을 걸으면, 그 기준을 충족한 수험생의 줄어들게 되고, 그렇게 세워진 줄세우기에서는 내가 더 높은 순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것이 입시의 잔인한 현실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입시에 있어서 각 전형이 내세우는 제한 조건들과 그 의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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