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나무 위, 황조롱이 오 형제

by 서서희

벼랑 끝 나무 위, 황조롱이 오 형제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행주산성 옆 기쁨정사라는 절

주차장 지나 삐죽이 서 있는 산

건물을 지으려나 황토흙이 드러난 곳

산기슭 벼랑에 위태롭게 선 나무

꼭대기에 새 둥지 보인다


(많은 분들 요청으로

이소 할 때까지만

공사를 멈춰달라고

다행히 바람이 이루어졌다


황조롱이 새끼 다섯 마리

맹금류라는데

천적을 피하려고 높은 곳에 지었나?

얼마나 지극정성 잘 먹였는지

이제는 너무 커서 둥지 밖에 나앉았다

얼굴만 들이밀고 몸은 다 나온

흥부네 형제 닮은 황조롱이 오 형제


무거워 바람 따라 휘청이는 나뭇가지

좁은 집에 먹이 다툼까지

갑자기 새끼들 시끄럽게 우짖고

어미는 먹이 주고 날아가 버린다

그래도 사이좋게 나눠먹는지

어미 기다리며 졸고 있는 듯


하지만 한 마리는 목 빼고 기다린다

엄마, 배고파요 빨리 오세요

쉴 새 없이 끼룩끼룩 새끼 황조롱이

엄마가 준 먹이 훔쳐 둥지를 탈출한다

땅 위로 내려앉아 혼자만 먹는다


맹금류의 세계도 힘센 자가 이기고

안하무인 적극성이 살기 위한 전략

어느 것이 옳은 건지 누가 알 수 있으랴?

어느 누가 잘못이라 야단칠 수 있으랴?


맹금류도 새끼들 키우긴 마찬가지인 듯

새끼들 등쌀에

갔다 왔다

왔다 갔다

오늘도 바쁜

황조롱이 엄마, 황조롱이 아빠



KakaoTalk_20170613_152914793.jpg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려고 온 어미 황조롱이
황조롱이2.jpg 먹이 싸움하는 황조롱이 새끼들
KakaoTalk_20170613_152927473.jpg 홀로서기에 나선 새끼 황조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