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둥지에서 머리를 쏘옥, 한밤의 소쩍새

by 서서희

인공둥지에서 머리를 쏘옥, 한밤의 소쩍새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자전거 타고 청계사 오르다 마주쳤다는

인공둥지 속 소쩍새

머리를 쏘옥 내밀고 나와

기지개 켜듯이 날개를 폈다는 소쩍새


한밤중 우리는 소쩍새 찾아 청계사로 나선다

밤늦은 시간인데

자전거들은 힘겹게 힘겹게 산을 오르고

우리는 소쩍새 소리 찾아 산을 누빈다


두리번두리번 어느새 머리 위

늠름하게 앉아있는 나무 위 소쩍새

차가 지나가도 꿈쩍 않는다

셔터를 눌러 좋은 포즈 잡으려는데

두리번두리번 이리저리 둘러보고

이 나무로 왔다가, 저 가지에 앉았다가

잠시도 방심하지 않는다


멀리서 들려오는 솔부엉이 소리에

사진사 눈동자가 빛난다

보이진 않고

소리로만 말하는 솔부엉이

나도 여기 있다고

같이 울어주는 청계사 소쩍새


여기선 소쩍소쩍

저기선 부엉부엉

새들이 있는 곳, 침범하지 말아라

경고하는 듯

한밤중 청계산은 새들의 세상


KakaoTalk_20201220_215958613.jpg 밤에 만난 소쩍새
DSC_9776_00001.jpg 늠름한 자태의 솔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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