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주비둘기, 흰기러기, 캐나다기러기
국내에서 희귀한 새인 염주비둘기가
나타났다고 하여 보러 갔다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 들판은
아직 서리가 가시지 않아
새들이 먹이활동을 하러 내려오지 않고
멀리 나무 위에 듬성듬성 앉아 있다
그래서 작은 나뭇가지 위에 옹기종기 앉은
비둘기를 살피는데 허연 색이 보인다
긴가민가 한참을 살피는데
아무래도 염주비둘기인 것 같다
고개를 파묻고 있거나 뒤통수만 보인다
그래도 일단 찍고 보자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잘 찍을 만한 찰나에 날아가 버렸다
염주비둘기를 다시 찾으려고 돌아다니다
보이지 않기에 기러기 탐조대로 갔다
멀리 기러기들이 많이 모여있는데
흰기러기도 없고 캐나다기러기도 안 보인다고 한다
다른 곳을 돌다가 다시 가니
흰기러기도 보이고 캐나다기러기도 보였다
눈이 빠지게 캐나다기러기를 찾아 찍었다
점심을 먹고 여기저기 돌다가
염주비둘기가 있다 해서
열심히 달려갔다
비둘기 사이에 앉아
고개를 묻고 있다가
다른 비둘기들이 날아가니
같이 날아가 버린다
날아갔다 다시 와 잠깐 보이더니
농원 안으로 들어가서 보이지 않는다
다시 기러기 있는 곳으로 와
흰기러기, 캐나다기러기
그리고 인식표를 목에다 한 기러기를 찍었는데
인식표를 목에 한 기러기는 보기에도 힘들어 보였다
다리에 해도 힘들 텐데 목에다 하는 건 좀...
오늘은 염주비둘기를 보기 위해
갑자기 나갔지만 그래도 잘 보고 돌아왔다
하지만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오늘 내가 찍은 사진은 쨍한 게 하나도 없다
아지랑이가 끼어서인지
카메라 조작이 잘못된 건지...
남편 사진은 잘 나왔는데...
결과물이 깨끗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