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자책하자

김해야, 너 그렇게 잘못한 거 아니야

by 김해

김해에게


김해야! 안녕! 처음으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지금까지의 오늘 너의 하루는 어떠니? 마음이 불편하거나 속상한 일은 없었니? 나는 김해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행복이 뭐 별거 있니? 그저 마음 편하고, 심술궂은 마음 안 먹고,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루하루 해나갔으면 좋겠다.


또 하나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건 이제 그만 너를 미워하고, 자책하는 일이 줄었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너의 잘못이라고 부디 생각하지는 마. 세월도 많이 흘렀는데, 아직도 김해는 네가 나쁜 아이라서, 네가 잘못해서 아이들이 심하게 따돌렸다고 생각하는 거잖아.


네가 많이 힘들었던 거 알아. 같이 밥 먹을 친구도 없어서 일부러 점심시간에는 자리를 피하고, 너에게 함부로 하는 아이들에게 한마디 대꾸도 못하고, 많이 슬펐잖아. "김해 죽어버려라. 김해는 왜 살까?" 일부러 이렇게 가사를 지어서 네 옆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둘이서, 셋이서 또는 여럿이 무리 지어 다니는 아이들 보면 속으로 많이 부러웠잖아. 그리고 다 김해 네가 못나서, 나빠서 아이들이 널 싫어하는 거라고 자책했잖아.


많이 힘들었지? 가족에게도 말 못 하고, 그 누구에게도 말 못 하고.... 그때 내가 너에게 이렇게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살폈다면 어땠을까? 미안해... 그때 나라도 너를 어루만져주고, 네 편이 됐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그리고 그 뒤로 자꾸자꾸 너를 외면했잖아. 네가 어떤 감정인지, 네 마음이 어떠한지는 쳐다보지도 관심 가지지 않고 무조건 괜찮은 척해야 한다고 다그쳤어. 너에게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고 명령하고, 어떤 일이든 다 너 때문이라고, 네 잘못이라고 나도 몰아세웠어.


그때의 나의 선택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마음을 담아 사과하고 싶어. 점점 더 너를 미워하고 네 감정을 인정하지 않아서 정말 미안해. 그리고 꼭 말하고 싶어. 모든 것이 너의 잘못이 절대 아니야! 이건 내가 정말 보장해! 그러니 이제는 자책하지 마.


너는 결코 나쁘지 않고 못나지도 않았어. 너는 어렸을 때 아이들이 노래 부른 것처럼 죽어 마땅한, 왜 사는지 의문이 드는 사람도 절대 아니야. 너는 비겁하지 않고 마음 따뜻한 사람이야. 너는 바르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않고, 잘하는 사람을 보면 인정할 줄 알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야. 이 말을 꼭 하고 싶어.


김해야!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다 내 잘못이야!"라는 말은 이제 안 했으면 좋겠다. 가끔 또 네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고 슬플 때는 너를 사랑해 주는 가족들을 떠올려봐. 그리고, 너를 사랑하는 나를 떠올려줄래? 나는 이제부터 언제나 네 편이야. 누가 뭐래도 너의 베스트프렌드는 나야. 꼭 기억해 줘.


너의 오늘 남은 하루가 해처럼 눈부시고 아름다웠으면 해. 내일은 더 밝은 모습으로 만나자. 상처받은 과거는 이제 보내주고, 새롭게 시작하는 너의 가벼운 발걸음을 응원할게. 네가 웃을 때마다, 네 마음이 편안할 때마다, 나도 함께 행복할 거야.


안녕, 김해야.


김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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