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게
김해야 안녕!
좋은 아침이야. 어제도 포근한 햇살이 비추고 봄인 만큼 아름다운 꽃들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
출근,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폴킴 가수의 네가 좋아하는 노래 "있잖아"를 무선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올 수 있어서 행복했지. 네가 사는 곳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대도시가 아니라서 대중교통이 아주 바쁜 시간을 제외하고 비교적 한산하다는 점이야. 아침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야.
김해야!
오늘 너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전부터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 중 하나야. 우리 심도 있게 이야기 나누어 보자.
네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는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이야. 내가 네 성격 중에 정말 칭찬하고 싶고, 훌륭하다고 여기는 점 중 하나가 바로 네가 누구든지 절대로 무시하지 않는다는 거야.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사람들,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사람들,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그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지... 그런 것들은 절대 네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야.
김해야, 기억나니? 너는 혼자 교습소를 하니까 아주 많은 사람들을 접하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잘 알지도 못하는 동네 사람이 너에게 했던 말.
"왜 그러고 살아? 공부도 잘했고, 직장도 괜찮고, 오빠도 의사고, 뭐가 부족해서 아직 결혼을 안 해?"
그때 너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잖아. 더 정확히 말하면 대응할 가치를 못 느꼈다고 해야겠지? 근데 지금은 정리가 되는 것 같아.
사실대로 말하면, 내가 유일하게 무시하는 사람이 그런 부류야. 사람을 지식수준, 직장, 집안 환경 등으로 판단하고, 남의 인생을 자기의 기준으로만 바라보는 사람.
이 이야기와는 별개로 네가 무시하는 사람 부류를 덧붙이자면, 자신은 노력은 안 하고 남이 잘되는 것을 못 보는 사람, 그리고 정당하게 땀 흘려 결실을 맺지 않고 사기 치는 그런 사람들이지.
김해야!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남의 인생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고, 판단할 수 없어. 특히, 너에게는 사람을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부분, 직업, 학벌이 아닌 그 사람의 심성, 노력, 인품이 가장 중요하지.
김해야, 너에게 꼭 말하고 싶어. 나는 네가 꼭 지금 이 마음을 계속 간직하고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세상 사람들은 다 소중해. 종교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된다고 생각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살았다면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을 함부로 무시해서는 안 돼!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고 싶어. 꼭 너는 함부로 누군가를 무시하지 않는 성숙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빛깔의 삶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김해야,
앞으로 너는 어쩌면 더 이상한 사람들, 성품이 모난 사람들을 만날지도 몰라. 남을 자신의 기준으로 무시하고, 상대방의 안 좋은 점만 찾으려 드는 사람들을 만날 일이 분명히 있을 거야.
너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도, 절대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들과는 가까이하지 말고 너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그런 사람들처럼 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너는 잘할 거야.
하나만 더 당부한다면, 남을 무시하지 않듯 부디 너도 너 자신을 무시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게.
김해야!
너와 아침에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뻤어. 오늘 하루도 잘 가르치고, 열심히 업무 잘하자.
안녕, 김해야.
김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