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 그 남자의 바람

비쏘티드[Besotted] #1

by 카믈리


바람은 습관이다.
안 고쳐진다.
용서하면 안 된다.


내가 연애 경험이 많지도 적지도 않지만
분명 내 친구가 내게 나와 같은 연애 상담을 했다면,
그 남자와 만나는 것을 극구 말렸을 것이다.

알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의심할 수 있는 점이 많았다.
그런데 내가 부정했다.
또 왠지 나는 용서해 줘도 되지 않을까,
이 남자는 나를 많이 사랑하는데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몇 번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순간의 나는, 그때의 나는

이 상황을 믿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안정된 현재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처음 그 남자에게 내 감정은 호기심 정도였다.

전 남자 친구와 달리 나를 매우 좋아라 표현을 많이 했고,

이 전 연애 때 표현에 적고 다소 심심한 연애를 했던지라

거침없는 스킨십과 풍부한 표현에 호감을 느꼈다.


무엇보다 나와 지역이 달라 사투리를 쓰는 사람을

만나본다는 게 처음이라 호기심이 갔다.


소울메이트 언니에게 소개를 시켜주기도 했고,

그 사람의 빚을 갚아주고, 그 사람과 미래 이야기를 해가며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의지하고 있었다.

그 사람을 믿으며,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얼마 안 되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나와 사귄 게 6개월이 되었을 즈음

갑자기 같은 동료인 내 친구가 할 말이 있다며 뜸을 들였다.


그러고 말을 했다. 나와 사귀는 동안,

자기와 줄곧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고.


..


뒤통수 맞은 느낌의 충격과 배신감에
할 말을 잃다가 눈물도 나지 않다가
그저 언제부터였을까가 유독 궁금했다.
이 남자는 내게 너무나 집착하고 매일 보려 했는데
도저히 어느 포인트에서 바람을 폈을까
그리 치밀한 사람이었나 생각이 도통 돌아가지 않았다.


심지어 같이 바람피운 친구는
나와 개인톡을 줄곧 하고 있던 내 친구였다.
우리가 같이 노는 일이 많았으므로 믿을 수가 없었다.

바람피운 걸 알게 된 후,
남자는 나를 잡으면서도 계속 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연락하며
한때 나와 친구였던 그 여자와 나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멀게 만든 다음 이전처럼 양다리를, 바람을 폈다.


믿고 싶지 않았고, 부정하고 싶었다.

'한번 바람피운 사람이 두 번 안 피지 않는다.'

라는 말을 알고는 있지만, 내 사람은 다르겠지 하며

몇 번 더 믿어볼까 흔들리기도 했다.

남의 연애사 상담 해줄 때는 올곧게 말해주는데
왜 나의 연애사는 바로 정신 차리지 못하는지.
하지만 확실하게 분리수거 안 되는 쓰레기라

헤어져야 할 이유가 분명했다.


세상에 이런 놈이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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