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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망 Apr 29. 2024

어른의 나이인줄 알았던 마흔

인생의 깊이를 아는 나이는 몇 살일까

    

어렸을 적 마흔이란 나이는 나에게 너무나 먼 얘기 같았다.     

40이라면 뭔가 다 이루었을 것 같고 마음이나 몸이나 경제적 모든 면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정말 어른이 된 나이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해 왔다.     

성숙한 어른의 중년이라고 말이다.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누가 그러더라. 나이 들면서는 살면서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세기면서 살아야 한데.. 근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 너무 알겠더라고!”      

               

생각만 하는 건 너무 쉬운데, 생각하며 행동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진다.     


중년의 삶을 사는 지금의 우리는 부모의 노년에 책임을 다해야 하고,      

나의 자녀들에게도 책임을 다해야만 한다.               


 무거운 부담 가득한 어깨의 중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허덕거린다.     

어린 날의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중년과는 점점 멀어져 간다.     

               

그렇다고 마음이 온화하고 편안해지는 것도 아니고 나와 맞지 않는 불편한 사람이든 

환경을 만나면 불만에 가득한 말들을 입 밖으로 쏟아내는 철없는 중년이라니...   

                 

나이는 먹었지만 미성숙했던 젊은 날의 모습으로 그날그날 살아가니     

성숙함과 점점 더 멀어져 가는 느낌이다.      

         

생각하며 산다고 내 인생은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만,      

사실은 그날그날 사는 대로 생각을 구겨 넣어 살아가는 게 아닐까.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편안해하고 좋아하는지      

지금의 마흔 중반의 내가 되어서야 흐릿하게 깨닫는다.    

                

이런 게 좋더라 저런 게 좋더라 해서 끌려다니는 게 아닌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들을 내가 중심이 되어서 선택해 나가는 것.     


나와 맞지 않는 것에는 어설프게 눈치 보며 맞추지 않고 그것을 접어낼 수 있는 단단함                    

생각하며 행동하는 삶이 나에겐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런 마음으로 하루 또 하루를 살아간다면, 불안과 두려움에 매일이 버거운 흔들리는      

나의 중년의 짐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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