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숲 속, 햇살이 비치는 공터에서 아름다운 공작새가 꼿꼿이 서 있었다. 그의 깃털은 햇빛을 받아 오색빛으로 빛났고 그가 날개를 펼칠 때마다 환상적인 무늬가 춤을 추었다. 숲 속의 동물들은 감탄하며 속삭였다.
"저 공작새의 깃털을 좀 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야!"
공작새는 찬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우아한 걸음으로 숲을 거닐었다. 하지만 늘 어딘가 공허했다. 그의 친구들은 그의 깃털을 보기 위해 다가왔지만 정작 깊은 대화를 나눌 상대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 위에서 까마귀가 날아와 공작새 곁에 앉았다. 까마귀의 깃털은 검은색으로 빛이 없었고 반짝이는 무늬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깊고 맑았다.
"공작아, 왜 이렇게 우울해 보이니?" 까마귀가 물었다.
공작새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나는 너무 아름다워서 누구나 나를 부러워하지만 진정한 친구는 없구나. 모두 나의 깃털만 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아."
까마귀는 공작새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너도 날아보지 그래?"
공작새는 당황하며 답했다.
"나는 아름다움을 지키느라 날 수 없어. 무거운 깃털이 내 몸을 짓누르거든."
까마귀는 가볍게 날아올라 푸른 하늘을 가로질렀다.
"나는 아름답지는 않지만 자유롭지. 바람을 따라 어디든 갈 수 있고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공작새는 까마귀를 올려다보며 처음으로 자신이 가진 것과 잃은 것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화려한 깃털이 빛날지라도
그것이 날개를 대신할 수는 없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진정한 가치는 날아오를 때 드러난다.
무거운 아름다움보다
가벼운 자유가 더 소중한 법.
이 얘기는 외적 아름다움과 내면의 가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공작새처럼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외적 아름다움이나 지위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과도한 사회적 인정 욕구는 자기 자신을 잃게 만들 수 있다.
까마귀는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한다. 심리학자 데시(Deci)와 라이언(Ryan)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외적 보상보다 자율성, 관계, 역량 같은 내적 동기로 더 큰 만족을 느낀다.
공작새는 아름답지만 무겁고 까마귀는 검소하지만 자유롭다. 이는 사회적 성공과 내면의 평온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한다.
진정한 가치는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온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은 외적으로 벌레로 변했지만 인간으로서의 감정을 유지하며 내면의 진정한 가치를 고민한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는 화려한 부를 가졌지만 결국 내면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극복하지 못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남긴 이 말은 공작새와 까마귀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이처럼 외적 화려함보다 내면의 가치를 찾는 과정은 문학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언젠가 사라지지만
마음속 빛나는 가치는 영원하다.
화려한 깃털이 아니라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를 가질 것.
바람과 함께 날아야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있다.
당신의 삶은 공작새인가, 까마귀인가?
무엇이 당신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는가?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