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parang
사랑하는 이여
우리는 함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를 붙들지는 말자.
당신과 나는
바람 사이를 걷는 별과 같아야 한다.
가까이서 빛을 나누되
서로의 궤도를 침범하지 않는 별처럼
칼릴 지브란은 말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당신이 있는 곳과 내가 있는 곳 사이에는 하늘의 바람이 지나야 한다. 바람이 우리 사이를 맴돌며 서로를 더 투명하게 비추게 해야 한다.
우리는 사랑하되 사랑으로 구속하지 말자.
손을 잡되 상처처럼 쥐어짜지는 말자.
내 가슴을 당신에게 주더라도 당신의 품속에 영원히 묶어 두려 하지 말고 당신도 나에게 당신을 모두 내어주려 애쓰지 말자. 우리는 서로를 채우는 샘물이 아니라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어야 한다.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지 말자.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서 있기에 거대한 천정을 떠받칠 수 있다.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아래에서가 아니라 각자의 햇살을 받으며 각자의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는 것이다.
그리움은 사랑을 더 빛나게 하고
거리감은 사랑을 더 깊게 만든다.
때론 침묵 속에서
때론 먼 시선 속에서
우리는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할 것이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이 당신 자신으로 있을 수 있게 하는 일. 당신이 내게 자유로이 다가올 수 있게 언제나 열린 문이 되어주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 사이에 바람을 두자.
빛을 두자.
고요히 춤추는 하늘을 두자.
서로의 울타리가 아니라 서로의 하늘이 되어주자.
그래야 사랑은 시들지 않고, 우리의 영혼은 더 넓은 들판을 향해 걸어갈 수 있으리.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