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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설명보다 행동으로 잔잔히

by 은파랑




#24. 사랑은 설명보다 행동으로 잔잔히


사랑을 말로 설명하려 하면

어쩐지 순간이 어색해지고

진심이 흐트러질 때가 있다.

사랑은 크고 화려한 단어보다

작고 은은한 행동 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진짜 사랑은

설명하지 않아도 전해진다.

말의 강도보다

마음의 방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심을 들키지 않으려 해도

행동은 결국 마음을 배신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동은

큰 제스처가 아니다.

퇴근길에 문득 떠올라

따뜻한 음료 하나를 사 오는 일,

피곤해 보이면

원하지 않아도 먼저 자리를 비워주는 일,

기억해 둘 것 같지 않은 작은 이야기를

다음 날에도 이어서 묻는 일.


이런 행동들이 모여

“나는 너를 소중히 생각한다”는 말을

설명 없이도 조용히 건넨다.


사랑을 설명하려는 사람은

종종 진심을 강조하고 싶어 하지만,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은

진심을 확인시키려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상대에게 따뜻함을 남긴다.


사랑은 소리보다 흐름이다.

천천히, 조용히, 꾸준히 스며든다.

하루의 작은 행동이 쌓여

어느 날 문득

“아, 이것이 사랑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설명이 필요한 사랑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사랑이고,

설명이 없어도 느껴지는 사랑은

이미 마음의 중심에 닿아 있는 사랑이다.


사랑은 말보다

태도와 리듬으로 기억된다.

잔잔한 리듬이

두 사람의 시간을 단단하게 만들고

멀리까지 데려간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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