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부모도 한 뼘 더 자랍니다」

지금, 부모의 자리에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by 마음치어리더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의외로 자주 듣게 되는 대답이 있습니다.

“엄마한테 혼나니까요.”

그 말은 이런 질문 뒤에 따라옵니다.
“학교는 왜 오는 걸까?”
“공부는 왜 해야 하는 걸까?”
“안전은 왜 지켜야 하는 걸까?”

생각해보면 참 순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해지는 대답입니다.
아이들은 아직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할 이유를 잘 모릅니다.
대신 부모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하루를 살아냅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일은 아직 버겁습니다.
“너는 어떤 사람이니?”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아이들은 쉽게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런데, 소수이지만 그 질문에 또렷하게 답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행복한 사람이요.”
“건강한 사람이요.”
“항상 즐거운 사람이요.”

이 아이들의 얼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입가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걸려 있고,
표정이 맑으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규칙과 규율을 무조건 지켜야 할 것으로 여기기보다
‘왜 필요한지’를 알고 있고,
무엇이 자신을 위하는 선택인지 비교적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아이들은 '부모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닮아 있습니다.

주제 수업을 하다 보면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는 아이들도 종종 있습니다.

“우리 아빠는 어릴 때
속옷만 입고 겨울에 집 밖으로 쫓겨난 적이 있대요.”

그 이야기를 하던 아이가
조심스럽게 덧붙입니다.

“저도 그런 적 있어요.”

그러면 꼭 한두 명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 나도 있는데.”

아이들은 웃으며
“다행히 아파트라 앞집만 있어서,
많이 춥지도 않고 창피하지도 않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어른인 제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아마도 그런 부모님들은 잘못했을 때, 추운 날 밖으로 쫓겨나는 경험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남기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들일지도 모릅니다.

직접 겪어보았기 때문입니다.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부모 스스로도 돌봄 받지 못한 기억이 있다면
그 경험을 자식에게는 절대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가 나를 꼭 닮은 모습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부모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잘못을 했을 때,
결국 자신이 겪어본 방식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의 부모들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갑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이렇게 하면 안 될까 봐”,
“저렇게 하면 상처 줄까 봐”
늘 조심스럽고, 때로는 경직된 상태로 버텨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우리 아이는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 부모님 역시
지금의 나처럼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그 시절의 나를 먼저 토닥이고,
지금의 아이는 아이의 성향에 맞게
부모인 내가 컨트롤 타워가 되어주면 됩니다.

아이들은 의외로
부모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진지하게, 그리고 귀 기울여 듣습니다.

내 과거가
아이의 마음을 더 경직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이야기가
혼나지 않기 위해 살아야 하는 이유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용기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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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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