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 인생을 던진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세상을
집어삼킬만한 위엄이 있었다.
그의 손에는 하얗게 완전 연소한
둥근 지구본이 쥐어져 있었다.
그의 팔에는 휘황찬란한
팔색조 마법이 깃들어 있었다.
공을 뿌리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지고
온몸에 전율이 흐르며
시간이 멈추어 선다.
가슴에서 인생을 던진
한 남자가 있었다.
최고의 자리에서
배고픈 동료들을 먼저 생각했다.
인권과 평등을 외치다
구단에 밉보여 쫓겨나기까지 했다.
병마와 싸우는 사실마저 미소 하나로 감춰
철완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다.
그가 하늘로 떠난 지,
10년 하고 한 달이 지났다.
야구하면 그다.
부산하면 그다.
마, 이기고 싶은 경기는
다 이기겠노라 호언했고
실제로 그랬다.
불살랐던 그다.
타협 않던 그다.
그래서 등번호도 꼿꼿한
11번이었다.
불꽃같은 그의 인생 역시
결승전 홀로 4승 그것과 닮았으리.
불멸의 투수,
전설의 금테 안경,
최동원을 위해
심장으로 기도한다.
인생을 걸고
인생을 던진 진짜 부산 사나이.
다시없을 그.
#20211010 by cornerkick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