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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행 Oct 19. 2021

[가상 인터뷰] 다스베이더(Darth Vader)_1.

포스가 함께 하길...

다스베이더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아주 멀고 먼 옛날 은하계에…


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아주 멀고 먼 옛날 은하계로 떠나봅니다.  꽉 붙들어 매세요!



온 몸이 다 으스스 떨립니다. 사실 두려움의 그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가늠 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은하계 여행은 이번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오늘 만나기로 한 인물이 전 우주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사람이니까요…. 


다스…베이…더 (Darth Vader)…


분명 머릿 속으로 떠오르는 이름인데 입 밖으로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마른 침을 삼키며 그를 만나기 위해…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이름을 되뇌이고 또 되뇌입니다. 


(이건 분명 제가 인류를 위해 하는 인터뷰입니다. 제 목숨을 걸고 하는 인터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이야기 해야겠습니다….혹시 나중에 지구에서 우연히 저를 만나게 된다면 커피라도 한잔 사주실거라 믿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제국군의 스타디스트로이어 함선으로 다가갑니다. 마른 침이 꼴딱 꼴딱 넘어갑니다.



광활하고 그 깊이를 알수 없는 먹빛 공간에 육중하고 그 크기를 헤아릴 수 없는 거대한 전함, 스타 디스트로이어 (Star Destroyer)…제국군 타이 파이터 편대 (TIE fighter)가 저를 호위합니다. 기분이 이상하네요. 그들에 싸여 다스베이더의 지휘함인 수퍼 스타 디스트로이어 함선에 착륙합니다. 이 우주 전함들이 제다이 마스터 요다가 운명을 달리한 대고바 행성(Dagobah) 위에 떠 있는 것은 정말 묘한 우연입니다. 


저 밑 담녹색의 대고바 행성이 보입니다. 전설적인 제다이 마스터 요다가 무전취식, 은신해 있던 곳이죠. 



만일 요다가 다스베이더와의 인터뷰 사실을 알았더라면 제게 이런 말을 하겠죠.

‘포스가 함께 하길… (May the Force be with you) ’



요다의 큰 눈망울이 사랑스럽습니다.  클로렐라 피부 톤...자외선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잔주름 관리가 절실합니다




점점 멀어지는 제국 함대의 격납고를 돌아봅니다. 들어오는 제국군 전투기 타이파이터 편대의 모습, 통로에 도열해 있는 하얀 스톰 트루퍼스(stormtrooper) 분대. 그리고 수 많은 드로이드들이 바삐 움직이는 혼잡한 이동 통로….문이 올라가고, 저 멀리 홀로 그가 앉아 있습니다. 경호원 없이도 네 까짓껏 하나 쯤 뭐 별거냐…우주의 작은 띠끌 정도로도 생각치 않는 듯 합니다. 


격납고를 봅니다. 은하계에서도 군인은 이렇게 줄을 서야하는 모양입니다. 조직생활이라는게 뭐 그렇습니다. 다들 힘냅시다!



그와 동시에 21세기 최고 우주 빌런 타노스가 머릿속에 주책맞게 떠오릅니다. 생각해보면 타노스가 훨씬 철학적이고 휴머니즘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전 우주의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야 우주가 파괴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는 과대망상증 환자라지만, 그의 파괴적 행위는 인류애에 가깝죠…물론 손가락 튕기는 것 하나로 우주의 운명을 결정하려는 무책임한 인물이지만, 삶의 존재와 부재...덴마크 왕자 햄릿처럼 to be or not to be를 이야기고 성찰하는 실존적 철학자 같거든요…물론 제가 빌런 패거리 편은 절대 아닙니다. 어벤저스 포우~뤠버!!



손가락 함부로 튕기지 마라!!! 넌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나...개봉박두! 다음에 그와의 인터뷰를 기대하세요! 제가 오늘 인터뷰에서 살아남으면 말이죠..


두려움에 고개를 숙인 채 제 발과 다리를 쓰윽 한번 내려다 봅니다. 새처럼 가늘고 얇은 다리…피트니스라도 좀 하고 만날 걸 그랬습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대화를 시작해봅니다. 정신줄 놓으면 안되니까요….





지금은 타노스에 살짝 밀렸지만...지난 40년간 가장 악명 높은 우주적 존재





좀 고독해보입니다. 중년이라 그런가요??? 요즘 에스트로겐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세월은 어쩔수 없나 봅니다.





“아..안녕하세요? 베이더 경 (Load Vader)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는 길에 당신의 고향 코르스칸트, 타투인 행성에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좀 가져 왔습니다. 드시겠어요?”



(우주에서 가장 어두운, 가장 두려운 검은색의 갑주와 마스크…

쉬~이이익, 쉬~이익… 들숨과 날숨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금속성 숨소리… 우주의 심연, 죽음의 심연에서 스틱스(Styx) 강을 건너 둔중하게 살아 꿈틀거리는 낮고 깊은 목소리가 제 귀에 울려퍼집니다.) 


“타투인은 우주에서 가장 척박한 땅이죠..행성 전체가 사막인 그곳에서 야채나 과일은 매우 귀한 음식인데…암튼 고맙소.”


(자신의 고향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해서인지 제가 느끼는 공포의 긴장감이 다소 누그러집니다. 다행입니다. )


그의 고향별 특산물을 선물해줘서인지...조금 감동합니다. 오늘 인터뷰가 잘 될 것 같아요~




황제의 행동대장이자 오른팔, 은하계의 남바투!!!




“전 우주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고, 지구에서도 지난 40년간 가장 악명 높은 우주적 존재입니다만, 혹 당신을 모르는 요즘 독자들을 위해서 간단히 본인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쉬~이이익, 쉬~이익… ) 그러죠. 세월 이기는 장사가 없다고...지금은 타노스에 사알~짝 밀려 요즘 나를 아는 지구인들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군요…이제는 타노스가 최고 인기 밀런이지만, 그의 등장 전까지 분명 내가 우주적 밀런 1순위였단 말이죠.


나로 말 할 것 같으면, 당신들이 살고 있는 지구와 은하에서 시공을 넘어, 아주 멀고 먼 옛날 은하계…그곳에서 산 전설적인 빌런입니다! 그렇지만 지구인들은 제 존재를 1977년에야 영화 스타워즈를 통해 비로서 알게 되었죠.



저 보다 앞서, 조지 루카스는 1977년에 다스 베이더를 우주에서 만나 인터뷰하고 지구인에게 최초로 소개를 했어요



잘 알겠지만, 원래 제 이름은 아나킨 스카이워커 (Anakin Skywalker)로 미디클로리언 수치가 우주 최고였죠. 


(미디클로리언 수치는 포스의 수치라고 해야 할까요? 암튼 어린 나이에 이게 최고수치였죠. 원래 그렇잖아요...천재라고 머리만 믿고, 놀기만 하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자칫 인생폭망에 개망나니가 되는...뭐 그런....) 


마스터 요다 보다 높았죠...그래서 파다완(Padawan, Jedi Apprentices)으로 제다이 기사 수련을 받게 되었는데, 사실 저보다 강한 사람이 없었더랬죠. 제가 센터고 원탑였어요! 제 스승인 오비완 케노비(Obi-Wan Kenobi)도 금방 따라 잡았구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 것이라는 불안으로 인해, 포스의 어두운 면을 쫓게 되었죠. 황제는 저의 그 정신적 불안을 이용해 제다이를 전멸시키고, 공화국을 파괴한 후 은하 제국을 설립했습니다. 물론 저는 황제의 행동대장이자 오른팔, 은하계의 넘버2가 된거죠. 


우주의 외딴 행성에서 모험을 꿈꾸던 소년 루크 스타이워커(Luke Skywalker), 반란군의 핵심인물이자 리더 레아 오르가나(Leia Organa),  현상금 사냥꾼에 쫓기는 전문 밀수꾼 한 솔로 (Han Solo)와 추바카(Chewbacca)가 반란군으로 제국과 저에게 대항하지만...어디 한낱 그런 미천한 잡것들이 감히 저를 이기겠습니까?! 하하핫...

 

베이더에게 이들은 쩌리 나부랭이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결국 자기 자식과 사위인데 말이죠...가족잔혹사예요.



암튼 잠재되어 있는 제다이의 다크 사이드로 포스의 균형을 맞추고 전 은하계의 평화를 달성하는 것이 인생 목표입니다.”



서로 평화의 정의가 좀 다른것 같군요…



“은하계의 평화가 인생 목표라고요??? 동의하기 어렵군요. 당신 말처럼 공화정을 무너트리고 팰퍼틴(Sheev Palpatine)을 황제로 옹립하여 제국을 수립하는데 앞장섰잖아요…그 사이에 은하계의 무수히 많은 선량한 사람들과 생명체가 죽고 파괴되었습니다.. 당신이 추구하는 그 목표 때문에 당신의 동료 제다이와 파다완 등도 모두 죽었구요….공포정치와 독재…그건 제가 생각하는 평화가 아닌 것 같은데요…”


(제가 미쳤나봅니다…인터뷰 시작부터 좀 그의 성질을 건드려봅니다. 이건 순전히 독자들을 위한 저의 숭고한 자기 희생입니다. 저를 꼭 기억해주세요!!!)


“(…흐으…음…쉬~이이익, 쉬~이익… ) 서로 평화의 정의가 좀 다른것 같군요…민주주의가 원래 그렇게 시끄러운 것이라고는 하지만, 당신의 평화는 민중의 혼란, 혼동, 그 안의 자율과 자유에서 기인한거겠죠. 글쎄요…과연 그게 진정한 평화인가요? 나의 평화는 위대한 한사람, 위대한 철인의 통치하에 혼란과 혼동의 종식, 집단적 정신, 행동의 통일과 질서입니다. 강한 것이야 말로 아름답죠!


당신네 지구의 로마 공화정과 황제정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 같군요. 로마 공화국 시절 얼마나 많은 혼란, 내전이 일어났는지, 민중은 얼마나 도탄에 빠졌는지 잘 알 겁니다. 프랑스의 시민혁명 후에 겪은 그 혼란은 또 어떤가요? 그게 어리석은 민중이 추구하는 평화라는 것이죠. 나폴레옹 황제가 있었기에 그 혼란이 한방에 종식 된 것입니다. 


자유, 평등, 박애...다스 베이더를 이런거 참 싫어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지구인이라면 당연한 권리 아닐까요?




황제, 독재를 옹호하고 나폴레옹을 좋아한다는 다스 베이더...그림만큼 그의 생각이 너무 미화된 것 같아요...인간미도 없구요..



2편에서 계속
이전 11화 [가상 인터뷰] 디오니소스(Dionysos)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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