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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행 Oct 07. 2021

[가상 인터뷰] 디오니소스(Dionysos)_3.

주정뱅이의 신을 만나다!



못다 피운 예술에 대한 갈망!!!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




“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나면 꼭 당신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벨 에포크 시대의 전설적인 술이 있죠. 

디오니소스 당신은 아마 잘 아실 겁니다. 바로 압생트(absinthe)요. 당신은 술과 광기의 신이니 당연히 아실 텐데, 어떤 술이며,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제게 말씀 주시겠어요?”




“독주죠. 독해서 독주가 아니라 먹으면 죽는다는 독주! 


압생트는 향초 식물인 향쑥의 줄기와 잎을 주원료로 만들어졌어요. 리큐어 술의 색이 초록색였기 때문에 

<녹색 요정>이란 애칭이 붙었죠. 그러나 애칭과 대조적으로 정말 악명 높은 술였어요. 



압생트 레시피는 요래요...


1. 우선 압생트 리큐어를 잔에 따르고...

(뭐 오늘 밤 집에 가기는 싫고, 응급실에서 하루 숙박을 해보고 싶다거나, 잠시 심장이 멎는 짜릿한 지옥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한 잔 가득 따라 마시기를 추천해요...)


2. 준비된 압생트 스푼에 각설탕을 올려놓고...

(다이어트 제로 압생트 취향이라면 각설탕 없이 마시기를 권장해요...간과 위장이 녹아내리는 새로운 경험이 기다립니다. )


3. 얼음물을 각설탕이 녹을 때까지 잔에 타고...

(왜 하필 얼음물인지를 묻지 마세요... 지옥행 티켓이니 좀 차가운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4. 마시면 혼수상태에 빠지기 딱 좋은 뿌연 녹색이 되면...맛나게 마시면 됩니다...자!!! 원샷!!!~~~

(아디오스~오부아~~ 다신 만나지 못할 것 같아! 다음 세상서 만나~~먼저 가서 기다려~~! 바이~~~~)


압생트 레시피! 응급실 행 맛집으로 인정받았어요... 별이 다섯 개!!! 



알코올 농도가 약 70% 였죠. 그냥 불타오른다고 보면 됩니다. 제 생각엔 사람 위장에 들어가는 것 보다는 자동차 생산 공장의 프레스 기계에 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쓰임새죠. 19세기 후반 파리의 밤, 실질적인 지배자는 압생트였다고 생각해요. 압생트를 빼고 파리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 없어요. 


떼깔이 초록 초록....곱디 곱습니다. 하지만... 얕보면 큰 일 납니다. 목숨이 10개쯤 된다면 도전해보세요!



강력한 환각작용으로 파리의 화가, 소설가, 시인 등 예술가 사이에 창조에 원천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기드 모파상, 랭보, 보들레르, 에드거 앨런 포우, 오스카 와일드, 틀루즈 로트렉은 물론 마네, 빈센트 반고흐, 폴고갱, 르누아르 ,마티스, 피카소, 헤밍웨이 등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예술가들이 압생트에 빠져 있었습니다. 


뭐 이쯤 되면, 안 마셔본 사람은 왕따가 아녔을까 싶어요...



어이~ 로트렉...오늘 밤에 물랑루즈에서 고흐, 고갱이랑 압생트 벙개 하는데 올 거야?  

와우~ 진짜? 

응...오늘 물 아주 끝장이라던데 ?!

오케이~콜! 그럼 내가 오스카 와일드 형이랑, 랭보형 데려갈게...인물 좋은 그 형들이 있어야...오늘 헌팅 제대로잖아!



고흐...좀 적당히 마셔요!!! 그러다 간이 남아나지 않겠어요!


매력적이지만 치명적였어요. 소위 ‘압생티즘’이라는 부작용을 유발했는데 분별력 약화, 충동조절장애, 분노, 흥분, 불면증, 발작, 환각, 정신착란, 혼수상태가 주 증상였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커지면서 프랑스에서는 결국 1915년 금지되었죠.


술 앞에 장사 없다지만...압생트는 UFC 챔프도 1라운드 '땡' 소리 시작과 함께...CPR 시켜야 했어요!



(신경계에 치명적였기에 1915년 제조와 판매가 금지된 술입니다. 어라 요즘도 압생트 나오는데?! 이게 무슨 구라냐구요? 요즘도 압생트라는 이름으로 된 술이 나오긴 해요. 그런데 그건 진짜 압생트가 아닌 추억 팔이 레플리카라 보면 되죠...과거 압생트의 감성을 팔되 지금 먹어도 죽지는 않는.. 녹색 요정인 거죠... 뭐 물론 이것도 많이 먹으면 죽을 겁니다.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우리 모두 이성을 갖고 있는 어른들이잖아요!!!)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의 주인공 요조도 자신의 못다 피운 예술에 대한 갈망을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 라고 합니다. 고흐를 좋아한 그가 못다 핀 자신의 인생과 예술을 그렇게 표현한 게 아닌가 싶어요."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 사실 원샷은 애초에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시공 여행자 5분 tip 

벨 에포크 시대? 그게 뭔데???


벨 에포크 (Belle Époque) 1880년부터 1914년까지의 파리


겁나 잘 나가던 시절...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혹시 우디 알랜 영화...<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셨나요? 이 영화의 극 중 시대가 바로 벨 에포크 시대예요.  

세계의 수도, 파리...거리를 비추는 화려한 조명과 불빛..

예술가를 꿈꾸며 전 세계에서 몰려든 보헤미안...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파리의 이미지가 대부분 이때에 만들어져요.


에펠탑...전형적인 파리 거리, 광고 기둥, 지하철, 거리의 악사, 화가, 카페 등...

경제, 사회, 문화, 예술이 휘황찬란하게 꽃 피우던 시기가 바로 벨 에포크죠.



시간 여행을 떠나는 재미가...수많은 예술가를 만나는 재미가 쏠~~쏘올 합니다.


이 시기를

사실 대략 1차 세계대전 전까지라고는 하는데 그 시작 시기는 다들 지 나름대로 주장하죠.

1815년 나폴레옹 전쟁 이후 100년이라고 하기도 하고, 1870년 보불전쟁 이후부터라고 하기도 합니다.

뭐 그게 그리 중요하진 않구요...


암튼 전례 없이 유럽에 평화가 찾아와요...

물론 그때 레미제라블의 배경이 된 크고 작은 혁명이나 파리 코뮌 등을 겪죠.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이 부분도 이야기해볼게요.


사람이 배 따숩고...근심 걱정이 줄어들면...

뭔가 잼난거 없나? 뭔가...흥미로운 거..뭔가 새로운거...뭔가 흥분되는 거...뭔가...뭔가...또 뭔가...찾잖아요.

그러면서 예술과 문화가 엄청나게 발전하게 되죠.


전 세계에서 모두가 파리로 몰려와요. 너나없이 파리지앵이 되려 하죠.



나 랭보...내 인물이 이 구역에서 원탑이잖아... 내가 글도 좀 쓰고...

나 로트렉...물랑루즈의 죽돌이...냉큼 압생트 가져 오라구!

나 고흐...배고파요...ㅠ.ㅠ 그림이 한 개도 안 팔려...아흐흑 ㅜㅜ

나...헤밍웨이...하드보일 아냐?! 짧고! 굵게!! 앙?!!! 인생 뭐 있어?!!!

나 피카소...누가 나보고 입으로 그림 그린데??? 내가 말만 번지르르 한줄 알아? 앙? 앙?

나 에펠...   A 타워 만들었으니...Z까지는 만들어야 하는데...아쉽...



문화와 예술로 보면 지금 우리가 바로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닌지 싶어요...

한국의 벨 에포크...


BTS

손흥민

봉준호, 윤여정

오징어게임

.

.

.

전 세계 미슐랭 3 스타에서 디저트로 달고나가 마카롱을 이기는 그날까지...



이상 국뽕였어요...나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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