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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행 Jan 19. 2024

20년 전 나에게 편지를 씁니다.

: 쓸데없이 재미있게 살아볼게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오늘, 

20년 전 나에게로 짧은 편지를 한통 보냅니다.

미래에 대한 다짐도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도 아닙니다. 

그저, 가까운 친구에게 우정을 내비치듯, 지나간 그리고 지나갈 단락의 메모입니다. 


꼭 시간여행자가 아닐지라도, 한 번쯤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까닭입니다.




수취인 : 


2004년에게


청춘이겠구나!

뜨겁게 사랑을 할 것이고, 열정으로 가득한 나날들이라 생각한다.


때론 힘들고 아픈 날도 있을 거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한낮 소낙비처럼 

또 그렇게 지나간다.


언제나 열정을 다하되, 너무 다 태우진 말아라.

선택의 기로라면 고민하되, 선택했다면 절대 뒤돌아보지도 후회하지도 말아라.  


담배도 피울 만큼 피고, 술도 마실만큼 마셔라. 

다만 결심이 서면 미련 없이 멈춰라.


먼 훗날, 

너의 결혼은 아름다울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로 충만할 것이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 보렴. 이게 최선인가 하고 말이다.


가족을 사랑하되, 너 자신도 사랑해라. 

너만의 시간, 너만의 공간을 갖기를 바란다. 

절대 카톡에 결혼사진이나 아이, 꽃, 산 따위로 프로필을 낭비하지 마라. 

너를 잃지 말고, 오직 온전한 너 자신으로 살아라. 


돈을 따르지 않고 사람이 따르게 해라. 

비겁하지 않고 의연하고 당당해라.

좋은 어른이 되려 하지 말고, 당당한 어른이 돼라. 

그리고 내일 죽을 것처럼 늘 오늘을 즐겨라!


너의 미래를 응원한다. 



P.S.

아!... 그리고 세탁세제 광고같이 ‘때가 쏙’ 빠지는.. 세제 이름으로 시작하는 동전이 나올 게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꼭 사두렴. 후..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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