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무조건 가야만 할 재즈바

: 우리 대치동 대신 파리나 갈까?

by BOX


엄빠 다녀올게! 고마워!

엄빠가 먼저다! 안녕~!

저녁 8시 파리 숙소를 나섭니다. 오늘은 생제르맹의 재즈바에 갑니다. 9시 예정인 공연인지라 중3 딸만 혼자 집에 남겨놓기 미안합니다. 쿨하게 인사하는 친구를 보자니 다 컸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너는 엄빠보다 오래 살 거니까 나중에 더 좋은 경험 많이 해.. 지금은 우리 차례야’ 인사합니다. 샤틀레 역에서 RER B로 한 정거장 생 미셸 노트르담 역에 내렸습니다.




르 까보 드 라 위셰뜨


파리의 매력 중 하나는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서 그 누군가를 맞이해 주는 곳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이 지긋한 바텐더는 여전히 유머러스하며 깊은 눈의 키 큰 매니저는 여전히 진중한 시선으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젊고 잘생긴 바텐더 한 명 만이 5년 전과 다른 이 재즈바의 유일한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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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재즈바는 변함없이 반겨줍니다. 젊고 잘생긴 바텐더 한명만이 유일한 변화입니다.


라라랜드가 흥행하고 이곳 재즈바도 우리나라에 제법 유명해졌습니다. 처음 이 재즈바를 왔을 때 유일한 아시안였지만 이제 제법 한국말이 들려옵니다. 바텐더에게 주문한 와인을 들고 지하로 내려갑니다. 객석은 이미 사람들도 가득하고 열기는 시작도 전에 벌써 달아올랐습니다. 오늘 연주는 드러머 스테판 로저가 마스터로 이끄는 ‘메가스윙’ 팀입니다.


두 명의 테너 색소폰, 퍼커션, 피아노, 콘트라베이스와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가 연주를 시작하자 음악에 맞춰 스윙을 춥니다. 노년의 커플은 춤을 추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젊고 아름다운 커플로 변합니다. 헌팅캡과 멜빵의 신사는 스트라이프 셔츠의 여인과 짝을 이뤄 가장 이쁘고 화려한 움직임으로 주변을 사로잡습니다.


IMG_7756.HEIC 재즈와 스윙이 참 잘 어울립니다.


색소폰은 중저음에서 고음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서로 응답하고 밴드는 각자의 솔로 파트마다 열정적인 연주를 쏟아냅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젊은 커플들도 플로어로 나와 스윙을 합니다.


파리의 밤이 뜨거워집니다.


5년 전 홀로 이곳에 방문했을 때 꼭 짝꿍과 함께 다시 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면 함께 스윙을 추고 싶었습니다. 게으른 탓에 아직도 배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짝꿍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는데 말이죠. 다시 이곳 파리에 와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파리의 밤이 깊어만 갑니다.


파리의 밤이 깊어만 갑니다.



P.S.

부모랍시고, 딸이 걱정돼서 조금 일찍 빠져나옵니다.

집에 도착하니 ‘왜 이리 빨리 왔데?’합니다.

이제부터 자식걱정이 아닌 내 걱정이나 잘해야겠습니다.


입장료는 일-목 14유로, 금-토 16유로입니다. 1층 바에서 술은 별도로 주문하면 됩니다. 멋진 추억을 남기시길 바랍니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죠.


2024년 1월 8일... 이상 특파원 BOX입니다.





5년 처음 이 재즈바를 기억한 또 다른 글은 <쓸데없이 재미있게 살아볼게>에 연재되었습니다.


https://brunch.co.kr/@box-freeman/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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