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데없이 재미있게 살아볼게
절대 입천장으로 먹지 말자!
다짐하고 또 다짐을 합니다.
그런데 또 바게트에 상처받습니다.
‘왜 이렇게 딱딱하고 불친절한 빵이 세상에 나온 걸까? 조금 더 친절했으면 좋았을 것을…’
원망합니다.
먹기도 불편하고, 맛도 시원치 않은 데다, 조금만 지나면 돌덩이처럼 굳어버리는 빵이라니.. 참 쓸데없어 보입니다. 입천장이 벗겨져 따끔한 상처에 바케트가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빤히 쳐다봅니다.
생각해 보면 바게트는 참 억울할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이렇게 만들어졌는데 바게트 탓만을 하자니…
억울할 법합니다.
딱딱한 바게트 먹는 법! 입천장 쪽으로는 부드러운 바케트의 아랫부분이 올라오도록 먹으면 될 일인데, 또 무심히 먹다가… 이렇게 상처받고 원망하고 말았습니다.
‘혹시 그런 경험 다들 있으신가요?’
입안에 작은 생채기라도 나면 여간 귀찮고 아프고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무심히 지내던 일상이 흔들립니다. 손톱 밑 아주 작은 보스라기 하나도 여간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큰 상처를 입은 것도, 큰 병이 걸린 것도 아닌데 작은 생채기 하나에 하루가 온전히 아파옵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소홀하면 안 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긴 까닭에... 상처로 돌아옵니다.
사실 바게트 탓이 아닙니다. 버터 때문입니다. 바게트가 딱딱한 이유는 애초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서입니다. 버터의 무관심! 이게 바게트가 미움받는 이유입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무심하지 말자!
이유를 알고, 조금은 바게트를 원망하는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그래서 오늘도 바게트를 먹으며 다짐하고...
또 무심해지고
또 상처받습니다.
버터 탓만 하기엔... '너 같은 녀석 다신 먹지 않겠어!'
다시 바게트를 흘겨봅니다. 대인배를 못될 팔자인가 봅니다.
P.S.
파리 여행 중 파리에 문을 연 '파리 바케트'를 찾았습니다. 이를테면 프랑스 국적의 '총각김치'입니다.
잘 될까요?
그러니 긴말 필요 없이 '당신의 소중한 입천장엔, 파리 바케트!'로 광고해야 합니다.
연락 기다릴게요~ 파바!
image : goodthingsb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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