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그리다
신들의 풍차
슬픈 얼굴의 기사는 거대한 괴물을 향해 내달렸습니다.
긴 창을 앞세우고 자신의 명마인 로시란테에 올라타 용맹스럽게 괴물에게 돌진했으며
그의 시종인 산초는 충직스럽게 그를 따랐습니다.
자동차는
톨레도를 거쳐 카스티야 평원을 달립니다.
이곳은 거칠고 척박한 바람과 언덕과 바위의 땅
길 어귀를 돌아들면
그 어딘가에 늙고 마른 백발의 노인,
슬픈 얼굴의 기사 라만차의 돈키호테가 서 있을 것 같습니다.
남들은 정신 나간 미친 늙은이로,
무모하고 어리석은
이제는 그 효용이, 그 쓸모를 다한
뒤안길의 삶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지 모르겠습니다.
허나
불꽃은 그 생명을 다 할 때까지 뜨겁게 뜨겁게 타오르 듯
라만차의 기사, 슬픈 얼굴의 기사는
자신의 삶에 열정을
자신의 카르페디엠을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아모르파티를 열망했습니다.
슬픈 얼굴의 기사
그의 칭호를 참 좋아합니다.
오늘도 신들의 풍차는
카스티야 평원을 내려다보며
저 멀리 천년의 도시 톨레도를 그리며
슬픈 얼굴의 기사, 라만차의 돈키호테와의 전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