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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막의 압박과 한계를 즐겨라! 피스~

: 20세기 힙스터로 살아볼게

by BOX


거친 음악을 들으며

앰프의 소리를 역사상 최고의 데시벨로 증폭시킵니다.


둠칫 둠칫

우리가 EDM과 힙합으로 양어깨를 두둠칫 흔들기도 수십 년 전

20세기 힙스터는 이미 록. 음. 악. 하나로 세상의 모든 인류를 해방시켰습니다.


자신의 긴 머리를 대지에 처박고

9G의 중력 한계를 온몸으로 느끼며 아찔한 헤드뱅잉과 까딱이는 고갯짓만으로

세상의 겸양과 겸손을 배워 나갔습니다.


20세기 힙스터가

다른 사람의 조언을 온몸으로 그토록 도리 도리 거부하는 이유는

록음악에 심취했던 바로 그 정신이 신앙처럼 영원히 자신의 몸 안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힙힙과 랩의 옹아리 따위가 서로를 디스 할 때

사랑과 자유, 구속과 억압의 해방을 큰 소리로 외칩니다. 속박과 허울의 세상을 결코 용납치 않습니다.


한여름... 20세기 힙스터들이 그토록 자신의 볼록한 맨살의 배를 드러내는 이유는,

속박과 허울의 굴레에서 자신을 해방시켰던, 록음악의 스피릿에서 온 삶의 자세 때문입니다.


온몸에 체인을 감은채,

찢어진 스키니 바지와 앵클부츠,

치실대신 기타 줄을 치아로 뜯으며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해방의 음악을 우주 끝까지 전달할 수 있도록 데시벨을 최대로 끌어올립니다.


20세기 힙스터가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귀가 막혀 있는 이유는

바로 고막의 압박을 최대한 느끼며 록음악에 온 마음을 다했던 삶의 가르침 때문입니다.


가운데 손가락을 들며 세상을 향해 욕하지 않습니다.

2개의 손가락으로 평화를~

3개의 손가락으로 세상에 사랑을 전합니다~


이것이 록음악으로 세상을 구하려 온몸을 던진 20세기 힙스터의 삶의 철학입니다.


...


오늘 나는 록스피릿의 정신을 담아

레깅스 스키니 청바지와 해골반지,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회사에 갑니다.

사람들이 수근 수근 슬금 슬금 자리를 피합니다


왜...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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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 Montie R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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