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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감성! 이것이 힙스터입니다.

: 20세기 힙스터로 살아볼게

by BOX


‘딸깍’

철제 사물함이 열리는 순간 태초의 인간이 됩니다.


시그니엘과 마리나베이샌즈가 시티뷰와 오션뷰의 스파와 인피니티풀을 떠들어 대기 수십 년 전

20세기 힙스터는 그들의 보호자이자 가디언과 함께 작은 타일의 바닥을 유영하며 지구의 모든 물을 정복했습니다.


우리가 인스타그램과 숏츠 따위에 목숨을 걸고

뒤태와 앞태를 자랑하며 수영장에 발가락이나 젖시고 있을 때 ...

20세기 힙스터는 냉탕과 온탕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생의 모든 물살을 헤쳐나갔습니다.


그들이 MZ의 충고에도 찬물 더운물 가리지 않고 앞뒤구분 없이 막무가내인 이유는

물때 낀 네모난 타일의 세계에서 세상의 모든 탕을 오가며 배운 삶의 태도 때문입니다.


아빠, 엄마가 들려주던 결코 뜨.겁.지. 않다는 주옥같은 금언!

펄펄 끓어오르는 탕에서 온몸이 녹아내릴 듯한 뜨거움을 견디며 인생의 인내를 배워나갑니다.

20세기 힙스터가 그토록 남의 말을 의심하고 믿지 않는 이유는, 용광로처럼 이글거리던 탕으로 내던져지며 사랑하는 부모에게 배운 인생이 값진 경험 때문입니다.


20세기 힙스터는 건식과 습식을 오가며 강자와 약자의 순리를 배워나갑니다.

오일, 아로마, 오리엔탈, 하와이안, 스톤, 스웨디시 하이드로 테라피에 현혹되지 않습니다. 우주의 음양을 깨우친 세신 마스터에게 태초의 내 몸을 맡기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선셋과 풀사이드 바에서 홀짝이는 칵테일 따위에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자신의 온몸을 뜨겁게 젖셨던 갈증은 빨대에 꽂아진 살구빛 야쿠르트 한 병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지중해의 빛을 담은 형광의 초록... 그리고 우아한 4선 라인!


살갗이 벗겨지는 고통 따위 두렵지 않습니다.

20세기 힙스터들이 그토록 돌체 앤 가바나, 아르마니, 구찌, 발렌티노 등 명품을 탐하는 이유는

그들이 배우고 경험한 이탈리아의 감성, 이태리 타올의 철학이 온몸 구.석.구.석.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헤어 드라이기, 스킨로션... 남자의 향기... 탈의실 나무평상, 체중계, 빨간 의자 이발소, 선풍기... 수많은 패션 아이템들


목. 욕. 탕.

이것이 바로 냉탕과 온탕 사이, 이성과 감성을 온전히 불태웠던 20세기 힙스터의 소셜클럽입니다.


...


오늘 나는 이태리 감성과 바이브, 남자의 향기를 느끼며 온몸에 스킨로션을 뿌리고 거리를 나섭니다.

사람들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납니다.


왜... 왜요?



thumb_scrub.jpg 이태리 감성은 아직도 온몸 구석 구석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image : JTBCnews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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