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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합니다. 스마트폰을 거부합니다

: 20세기 힙스터로 살아볼게

by BOX


사양합니다. 스마트폰을 거부합니다.


'또깍!'


플립을 여는 순간 세상과 하나가 됩니다.


아이폰과 갤럭시폰이 자신의 기술을 세상에 떠벌이기도 수십 년 전,

20세기 힙스터는 자신의 핸드폰 뚜껑을 열에 제치며 이미 세상 모든 지역을 정복했습니다.


20세기 힙스터는

자신의 묵직하고 두툼한 핸드폰을 뒷주머니에 꽂아 넣고

세상의 모든 거리를 탐험하고 또 탐험합니다.


볼록하게 뛰어나온 자신의 한쪽 엉덩이가 애플힙을 닮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20세기 힙스터가 뒷주머니에 불룩! 이것저것 꽂아 넣고 다니는 패션 감각은

바로 이 핸드폰을 진심으로 대하던 삶의 태도에서 배운 것입니다.


여러분이 흠집 하나에 벌벌 떨며 전화기를 모시고 핸드폰의 노예가 되어갈 때

20세기 힙스터는 스크래치 따위 결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아파트 10층에서 떨어져도 상처 하나 남지 않는 강철 같은 강도!

건물 벽돌 대신 쓸 수 있는 듬직한 크기!

어두운 밤도 두렵지 않게 악당의 머리에 투척가능한 호신용의 내구성까지..


어쩌면 자신의 강인한 의지를 닮은... 이 핸드폰을 믿고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세기 힙스터는

핸드폰 카메라 따위에 결코 현혹되지 않습니다.

추.억.은! 보지도 않고 저장된 수천 장의 사진 따위가 아닌

오직 자신의 아름다운 두 눈으로 간직하고 저장한 기억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에 앉아 유튜브와 게임, 웹소설 따위를 보는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지 않습니다.

20세기 힙스터는 종이책을 한 장 넘기며...

어쩌면 커트 코베인의 손가락을 닮은 가늘고 긴 자신의 손가락을 섹시하다 생각합니다.


이것이 스마트폰에 저항하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20세기 힙스터의 삶의 방식입니다.

...


출근길 스마트폰 대신 책장을 엽니다.

글씨가 가물~가물~합니다. 코를 들이박고 봅니다.

사람들이 슬슬 자리를 떠납니다.


왜... 왜요?





치명적 20세기를 여행한 힙스터들에게!


뜨거운 열정이 살아 있는 나와 당신의 이야기

<20세기 힙스터로 살아볼게>의 part1 연재를 마감합니다.


잠시 21세기 여행 후 part2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만나길 희망합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당신의 힙함을 응원합니다.


아차차! 다음 주 <20세기 힙스터로 살아볼게> 스핀오프를 계획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image : Sarah Tew/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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