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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이븐 Feb 19. 2022

모든 것이 과욕이었어

코로나의 아픔을 통해 또 하나 배우다

결국 나도 코로나에 감염이 되었다.

많은 손님을 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던 것처럼 가게에 들른 손님을 통해 전염되었다.

주변 친구들 대부분은 경미한 증상을 겪고 7일 만에 정상 생활로 돌아갔지만

죽을 만큼 아팠던 나는 아직도 병상에 누워있는 중이다.

오늘은 드디어 좀 살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써본다.

증상이 너무 심해 어떤것도 삼키기가 어려웠을  약을 먹기 위해, 살기 위해 죽을  숟갈 들며 생각했다.

'내가 여태 정말 불필요한 과소비를 하며 살았구나...'

귀차니즘에 배달음식을 달고 살던 내 모습, 먹고 싶은 것들을 더 많이 먹기 위해 소화제를 먹어가며 먹던 내 모습,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나가던 내 모습, 충분한 잠을 잤음에도 침대와 물아일체가 되어 누워만 있던 내 모습들을 떠올렸다.

과욕에 잠식당해 있던 그 모습들을 돌아보니 나 자신이 역겹게마저 느껴졌다.

이미 갖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줄 모르는 우매한 마음은 건강하지 못한 욕심이 되어 나타나고 그는 더 많은 욕구를 부르며 그 과욕에 나 자신을 내어주어 결국 나에게 정히 필요한 양의 정도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입원해 있는 동안 육체적 아픔을 내려놓기 위한 명상과 함께 내 몸이 원하는 정도가 얼마인가를 알아차리기 위해 몸에서 이야기하는 소리에 주의 깊게 귀 기울였다.

나는 하루에 9시간 이상은 자야 했던 그 많은 잠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배 터지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필요도 없었으며, 몇만 원을 덜 벌어도 살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사람이었다.

욕심을 비워내고 지금 내가 이미 누리고 있고, 가지고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며 그저 그대로를 감사히 받아들이는 덕을 키운다.

상처나 아픔은 고통스럽긴 하지만 항상 그만큼의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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