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에겐 멋진 '반전 서사'가 필요하다

슬직생 꿀팁 49... 상사 편(49)

by 이리천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는 다아는, 뻔한 스토리입니다. 못생긴 골칫덩이 미운 오리 새끼가 결국 '존잘' 백조로 밝혀지는 스토리. 이제는 다소 식상해진, 아니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한때 한국 드라마 시장을 휩쓸었던, '출생의 비밀'스토리의 원조격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뻔한 스토리인데도, 읽을 때마다 감동적이고 기분이 좋습니다.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사람들은 이상합니다.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 하면서도 항상 왕따 당하고, 구박받고, 두들겨 맞는 이들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그 '찌질이' '찐따'가 짠하고 백마 탄 왕자로 밝혀지는 해피엔딩 결말에 만족해 합니다. '그래, 저게 바로 인생이지', '나에게도 저런 날이 있을 거야', '남들이 몰라주지만 나에게도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거야' 하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그런 영화를 굳이 돈 주고 찾아가 봅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엄마, 아빠, 형제들 가족들을 유난스럽게 뜯어봅니다. '나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버려진,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고귀한 집안의 아이일 수도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결국 부모님에게 '얘가 오늘 왜 이래'라는 지청구를 듣고 우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 후 그 다음 날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까마득하게 잊고 말지만요.


각설하고, 직장에서도 보면 수많은 미운 오리 새끼들이 있습니다. 뭔가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우당탕 실수하고, 헤헤 웃고, 그러다 결국 질질 짜는 그런 직원들이 있습니다. 입으로는 나무라지만. 결코 밉지 않은, 그래서 필자도 모르게 어느새 응원하게 되는 그런 존재들이죠.


당신이 선후배 동료들은 일잘러를 좋아하지만 그런 우당탕 후배들도 좋아합니다. 과거 자신들도 그랬으니까요. 자신을 닮은 당신을 보면서 흐뭇해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후배들을 더 챙깁니다. 그들이 언젠가 자기 몫을 훌륭하게 해내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인지상정입니다.


당신이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라면 '미운 오리 새끼'가 되기를 주저하지 마세요. 처음부터 너무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작은 실수와 무지를 보여도 좋습니다. "선배님, 죄송한데 이번 보고서 포맷, 제가 어디서 헷갈렸는지 잘 모르겠어요. 다시 한번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지난번에 말씀하신 ○○툴, 잘 몰라서 찾아봤는데도 어렵네요. 혹시 좀 알려주실 수 없을까요?" 선배들에게 달려가 질문하고 부탁해 보세요.


당신의 선후배들은 로봇보다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합니다. 긴장감 없이, 인간적인 순간이 드러나는, 그런 신입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실수는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보여줄 줄 아는 사람, 그게 진짜 귀여운 후배입니다.


물론 계속 실수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성장의 서사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토록 형편없고 하잘것없던 존재가 어느새 훌쩍 커버린 존재가 됐을 때의 감동을 줄 성공의 서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미운 오리 새끼는 반드시 백조 형제들을 만나 창공으로 힘차게 날아올라야 합니다. 아니면, 영원히 직장에서 천덕꾸러기로 남게 될 테니까요.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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