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된 몸은 분노를 어떻게 설득하는가?
싸우려는 자
몇 해 전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화가 너무 나서 어찌할 줄 몰랐던 날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어떤 대상에 대한 분노가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마음속은 그야말로 참혹한 전쟁 그 자체였다.
누군가에게 쏟아낼 수 없으니, 선택한 것은 ‘두피 마사지’였다. 의자에 누워서 분노를 삭이며 뾰로통하게 있는데 마사지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르자, 갑자기 마음에서 “에이 별것도 아니네, 내가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야지 ”하는 마음의 목소리가 올라왔다. 실히 놀라웠다. 그냥 생각이 변한 것이 아니라, 감정이 순식간에 여유로움과 너그러운 마음으로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분노 때문에 눈이 아프도록 화가 나 있었는데, 마사지해 주시는 분의 부드러운 손길로 분노는 무장해제되며 마음이 갑자기 넓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 경험은 내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완은 교감신경계(스트레스 반응 담당)의 활동을 줄이고, 부교감신경계(이완 반응을 담당)의 활동을 증가시켜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맞춘다. 이로 인해 심박수와 혈압이 낮아지고, 근육 긴장이 줄어들며, 기분이 좋아진다.
근육과 근막의 긴장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정서적 반응을 초래한다. 바꿔 말하면 신체적 긴장을 해소함으로써 정서적 상태도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완 운동, 마사지, 스트레칭은 신체의 긴장을 해소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활동을 줄이며 심장 박동수와 혈압을 낮춘다. 이는 기분 개선과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 대표적 이완 방법으로는 깊은 호흡, 점진적 근육 이완(Progressive Muscle Relaxation, PMR) 명상, 요가, 마사지 등이다. 또한 댄스, 필라테스, 무술과 같은 활동적인 움직임을 한 이후에도 몸은 완전하게 이완된 상태가 된다. 모든 움직임들은 신체의 자연적인 이완 반응을 활성화시켜, 심리적, 신체적 긴장을 완화한다.
그러나 이완 기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상태와 환경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완은 단순히 몸을 풀어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분노, 두려움, 불안, 등 소란스러운 것들을 잠재우고 내면의 평화를 열어준다. 마음이 불편한 일이 있다면 먼저 얼굴에도 긴장을 빼고 미소를 띠어보고, 몸을 쭈~~~ 욱 늘려보자.
“마음은 몸을 이완하면 사라진다. “-Brollii-
-2010년의 메모-
Smith, J.A., & Doe, J.B. (2020). Effectiveness of progressive muscle relaxation, deep breathing, and guided imagery in promoting psychological and physiological states of relaxation. Journal of Relaxation Techniques, 15(4), 123-134. Brown, R.C., Green, T.H., & White, S.Q. (2019). Standardized massage interventions as protocols for the induction of psychophysiological relaxation in the laboratory: a block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ournal of Massage Studies, 7(2), 45-56. Johnson, L.M., & Peterson, A.R. (2021). Biomechanical, healing and therapeutic effects of stretching: A comprehensive review. Review of Sports Medicine, 22(3), 789-805.
[몸으로 돌보는 마음]은 매주 수요일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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