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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아 Sep 28. 2021

3. 꿈과 현실은 달랐지만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광야로 찾아간 캐모는 희한한 거대한 자국들이 있는 광활한 밀밭에 도착했어요.

농부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높은 길의 나무 위에 올라 낮잠을 자고 있었죠.

캐모는 자고 있는 농부를 깨웠어요.


"빌 아저씨, 일어나세요. 편지가 왔어요."


깨우는 소리에 비몽사몽 일어난 그에게 캐모는 편지들과 소포 몇 개를 주었어요.

그 자리에서 발신인 없는 편지를 읽은 농부는 말했어요.



"이제 어디로 가니 캐모?"

"친구를 찾으러 여행을 가요.

혹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걸 찾는 여행자를 보셨나요?"

"흠, 아하. 음, 글쎄다. 기억이 나질 않네. 하지만 다른 질문에는 답을 해주마."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걸 찾는데, 아저씨는 뭐가 소중한지 아세요?"


농부는 곧바로 말했어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거?

돈이 제일 소중해.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재산이 꼭 필요하거든.

돈이 없으면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잘 곳도 아무것도 가지기 힘들고···.

돈이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행복하기 위해 무언가를 할 기회를 많이 주는 건 사실이잖아?

꿈이 없어?

그럼 일단 돈을 벌어놔.

그럼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았을 때 해볼 수나 있겠지."

"하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나?"


그가 생각에 잠긴 채 말했어요.


"하고 싶은 거라···. 나도 원래는 이 땅에 아이들과 함께 놀고 꿈이 있는 놀이공원을 지으려고 했었어.

어렸을 때 부모님 손잡고 놀러 간 그때 추억만큼 좋은 게 없었거든.

그래서 일단 돈을 모으려고 농사를 시작했지.

그때의 추억을 내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서 말이야.

보시다시피 땅은 엄청나게 넓으니 돈이 금방 모일 것 같았고 생각만큼 힘들었지만 그만큼 모았지.

뭐, 저 미스터리 서클이 생긴 뒤로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접어야 했지만···."

"그냥 만들면 될 텐데···."

"저게 생긴 뒤로 학자라는 사람들이 와서는 연구를 해야 하니 저 땅을 팔라는 거 있지?

물론 난 절대 안 팔았지. 내 꿈이 담긴 땅인데.

그 뒤로도 이런저런 회유를 하더니, 급기야 다른 걸로 꼬투리를 잡고 더 큰 손을 빌려서는 내 땅에 손도 대지 못하게 하려고 하더라.

내 소유권이 분명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야.

결국 놀이공원 만드는 건 포기하긴 했어.

대신 이제 저 서클에 대한 연구비와 관광료를 받기로 합의했지."


말을 하며 청구서를 뜯는 농부의 손은 즐거워 보였어요.


"애들이 놀이기구를 타는 대신 부모 손을 잡고 저 이상한 문양을 보러 오고 있지.

놀이공원은 못 만들었지만 그래도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게 되긴 했으니, 결과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대로 됐지.

참 아이러니 하지?

어쨌건, 뭐든 시작하려면 돈이 있어야 해."

"그건 그렇네요."


모든 우편물을 확인한 농부는 편지 두 장과 동전 하나를 주면서 말했어요.


"고맙다 캐모. 자 이 편지는 카사 푸에고에 사는 광부한테, 하나는 네 거니 여행이 끝나면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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