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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Jan 13. 2024

매일 씻는 행위에 대하여

나 어루만지기

우리는 출근하기 전에 씻죠
반쯤 감긴 눈으로 세면대 앞에 서서
기계적으로 양치질을 하고
세안제를 손에 가득 비벼 얼굴 구석구석 닦습니다.

스킨, 로션, BB크림, 립스틱 같은 화장품으로 얼굴을 꾸미고
왁스나 스프레이 드라이기로 머리를 만집니다

우리가 매일 씻고 얼굴을 가꾸고 머리를 다듬는 행위가
'나'를 위한 걸까요?
'남'을 위한 걸까요?

꾸미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에
주변의 시선이 의식되기에
다른 이들과 비교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꾸며야 주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기에 와 같은
마음이 먼저는 아닐까요?

그것보다 '나'를 먼저 생각해 보는 건 어떨는지요.
세면대 거울 앞에서 눈을 크게 뜨고 오늘의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구석구석 이를 닦으며 내 소중한 이들에게 감사를 느끼고
얼굴에 비누칠을 하며 오늘도 고생할 내 눈, 코, 입, 귀를 쓰다듬어 주며
말끔해진 나의 모습을 보고
'오늘도 잘 부탁해.'
한마디 건네는 것 말이에요

그렇다면 진한 화장도 스타일리시한 헤어스타일도 그리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바람에 자연건조시킨 머리와 얼굴이 푸석푸석하지 않을 정도의 화장품만 발라도 광채가 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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