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늦은 오후,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았다. 무언가 쓰기 위해서다. 나는 커피를 홀짝 마시며, 뚫어져라 모니터를 쳐다본다. 그러나 어떤 영감도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눈을 찌푸리며, 책장에 시선을 옮긴다. 그러다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집어 든다.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집중해서 읽었지만, 글감은 만나지 못했다.
나는 한 숨을 푹 쉬며 책을 덮는다. 다시 브런치를 켜고 10분을 앉아 있는다. 이제는 별 수 없이 유튜브를 찾아본다. 하지만 흥미로운 영상만 시청하고 글감 찾기는 실패한다. 나는 다시 브런치에 들어와 10분을 앉아 쳐다본다.
머리가 지끈 거리기 시작한다. 오늘은 반드시 무언가를 쓰려고 했다. 글쓰기를 꾸준히 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책상 앞에 앉았지만, 도저히 글쓰기를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엇을 써야 되나라는 고민을 한참 동안 했다. 평소에는 이렇게 앉아 있다 보면, 영감이 떠올랐다. 그러나 오늘은 이상하게 뭘 써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와 보자. " 나는 왜 써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답해보기로 했다. 나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처음 내가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뭐였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다.
나는 책을 참 좋아했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그 문제란 바로 내 머리였다. 나는 좋은 머리를 타고나지 못했다. 책을 읽고 나면, 금방 내용을 잊어먹곤 했다. 감탄을 자아내던 핵심 내용까지 나중에는 기억나지 않았다. 놀라울 정도로 금방 잊어먹었다. 나는 고민을 하다가, 한 가지 묘책을 내놓는다. 바로 ' 네이버 블로그 '에 독후감을 쓰는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서평을 기록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점차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서고 싶었다. 글을 쓰다 보니 나도 책을 한 권 내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브런치 작가 생활은 시작되었다.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특별한 직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다. 책을 쓰려면, 구독자라도 많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 막 브런치에 합격한 내가 구독자를 끌어모으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고민을 해보았지만, 꾸준히 글을 쓰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나는 글쓰기 강의를 들으면서 조금씩 글을 쌓아 올려나갔다. 그리고 구독자 수는 조금씩 늘어갔다. 1년이 지난 지금, 내 브런치 구독자수는 2000명이 넘었다. 내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 글을 빌어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 타인을 위한 글쓰기를 한다. 내가 쓰는 글은 타인을 위한 글이다. 분명 나를 위하기보다는 타인을 위한 글임을 스스로 확신한다. 왜냐면 나를 위한 글이라면, 이렇게까지 정신적인 고통을 감수하면서 글을 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는 단계는 3가지로 구분된다. 자료를 조사하고 초안을 작성한다. 그리고 검수를 통해 오탈자를 수정한다. 필요 없는 문단이나 문장을 삭제한다. 글을 완성시키는데 최소 1시간에서 2시간이 걸린다. 정말로 나만을 위한 글을 쓰기로 한다면, 구태어 이런 노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냥 작가가 아니라, 많은 작품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작가는 독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글로 써주고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를 표현하는 단계를 넘어, 타인이 하고 싶은 말까지 대신해주는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나는 꽤나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한 권이 아니라, 다작을 내놓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생에 펼쳐진 무수히 많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신변이 보호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즉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면서, 글을 쓰는데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만약 내가 신변이 보장되며, 나와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면, 에세이와 소설 작품을 쓰는데 온 힘을 다해볼까 계획 중이다. 현재는 아직 젊고 흔들리는 청춘이기에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할 수는 없다. 또한 나는 글쓰기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알고 있다. 바로 현실의 삶이다. 글을 통해 작가가 되는 길은 매우 흥미롭고 명예스러운 일이나, 생계를 책임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글로써 가치를 생산하고 판매 단계까지 가며, 월급 이상의 수익을 얻는 사례는 두 가지 분류로 나뉜다. 첫 번째 분류는 과대광고를 하여 사기를 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분류는 전문적인 지식을 글로써 옮긴 사례이다. 요즘은 전자책으로 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증명되지 않은 작가가 쓴 책이나, 전자책을 조심해야 된다. 나처럼 에세이를 쓰는 사람의 책은 가볍게 접근할 수 있겠지만, 큰돈을 받아가며 전자책을 파는 사람은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런 전자책의 특징은 대부분 자극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으며, 이 전자책을 구매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과대 홍보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돈이 되는 노하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나뒹구는 마케팅 자료를 짜깁기해 파는 경우가 훨씬 많다.
두 번째는 전문 지식을 파는 것이다. 이는 전문적인 지식,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글까지 써서 수익을 내는 방법이다. 전문적인 지식은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분야여야 한다는 조건을 가진다. 따기 어려운 자격증을 취득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라든지, 특정 분야에서 필요한 자료집을 모아서 판다든지, 형태는 무수히 많다. 이런 글들은 상품 가치가 있다면, 크몽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고소득을 낸다. 다만 지속적인 수익을 내는지는 미지수이다. 그렇기에 본인이 끊임없이 전문적인 지식을 글로써 써서 전자책으로 만들 수 있다면, 꽤나 좋은 수익 파이프라인이 만들어질 것이다.
세 번째는 출판을 하는 길이다. 출판사와 협업을 하여 책을 내거나, 독립출판을 하는 길이다.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위 두 가지 방법보다 훨씬 어려우며, 가장 확실한 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더 수익이 괜찮다고 한다. 나는 출판 계약을 한 상태이고 내년에 출판 예정을 앞두고 있지만, 수익면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마 출판사와 마케팅 상황에 따라 수익은 천차만별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글로써 먹고사는 길은 쉽지 않다. 또한 글 자체로 성공하는 사람도 극소수에 해당된다. 작가의 길은 험난하다. 재능이 없다면,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여, 생계를 책임지는 일과 동시에 글쓰기를 병행해야 한다. 만약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면, 인생 대부분을 글쓰기에 힘을 주어도 괜찮을 거 같다. 책을 쓰는 일은 매력 있고 명예로운 일이기 때문에 평생을 목표로 삼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