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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표 Oct 13. 2021

유리 멘탈! 나와 당신을 위한 처방전 리스트!

인격 어항 속 '불굴의 의지' 키워드

도전은 언제나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진통제처럼 삶 중간중간에 필요한 나의 처방전!


 묽은 파란색, 그리고 케이스에는 PM 텍스트가 쓰여있는 적당한 크기의 알약, 이 진통제를 이따금씩 삼킨다. 이름은 애드빌(Advil)이라는 진통제인데, 두통부터 근육통 웬만한 통증을 커버해주는 신물 나는 사람들의 삶 속과 내 삶에 꼭 필요한 존재이다. 산다는 것은 행복이자 또한 고통이다. 내가 파릇했던 소년이었때는 하루 종일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달과 해를 같이 맞이해 광합성을 해도 몸 아픈 구석이 없이 멀쩡했다. 그러나 이제는 통증이 온다. 그렇게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삶의 무게와 책임감에 통증이 오고 멀쩡했던 몸도 그 무게 때문인지 슬슬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이럴 때 멘탈이 약해지는데, 무슨 일을 끝까지 하려면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삶은 누구나의 삶처럼 도전의 연속이었는데, 어린 나날들의 나에게 '불굴의 의지'를 갖게 해 주었던 그 무엇들을 생각해본다.


세상에서 가장 힘들게 쓰인 책

'잠수종과 나비'

잠수종과 나비 포스터
 추락

 사람들은 삶에서 추락만큼 견디기 힘든 시간이 있을까? 누구에게나 삶에서 전성기 한 번은 오는데 구름에 닿을 듯 가장 높이 올랐다가 일순간에 맨바닥으로 떨어지는, 꿈이라면 다시는 만나기 싫은 악몽인 추락, 정상에서 바닥으로 부딪히는 순간 우리는 산산조각 나는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잠수종과 나비'의 주인공 남자는 잘 나가던 매거진의 편집장이었지만 하루아침에 한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산산조각'이라는 단어만큼 이 남자의 상황을 설명하는 단어가 있을까? 그야말로 남자의 삶은 산산이 조각나게 된다.

눈꺼풀 몇 번의 깜빡임에 알파벳을 기록해준다
가장 힘들게 쓰인 책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는 최악의 상황, 나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곰곰이 해보지만 불빛 하나 없이 컴컴한 동굴 속에 외롭게 홀로 갇힌 것 같은 생각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 남자는 추락당한 그 차가운 바닥에서 몸은 부서졌지만, 마지막 신경이 살아있는 눈꺼풀을 힘겹게 추켜올리고 내리 고를 반복하여 그 깜빡임으로 책을 집필한다. 얼마나 눈꺼풀을 깜빡여야 책을 집필할 수 있을까? 영화 '잠수종과 나비'는 나의 20대 초반에 우연찮게 봤던 영화이다. 한 번 보고 잊히지 않았는데, 눈꺼풀을 깜빡여서 책을 집필했다는 그 엄청난 팩트에 압도당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힘겨운 삶을 만만치 않은 과제들과 함께 등반해야 할 때면, '잠수종과 나비'의 주인공을 생각해본다. 그의 '불굴의 의지'가, 눈꺼풀을 일으켜 세워준 것처럼 몇만 번이라도 눈꺼풀을 깜빡여준 것처럼, 나의 약한 멘탈도 일으켜 세워주고 깜빡이게 해 준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넘어진 그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 참고로 실화이다.


고통을 그리는 화가

'프리다 칼로'

The Wounded Deer (상처 입은 사슴)
몸에 철심이 박힌 채로 자화상을 그리는 프리다 칼로

 프리다 칼로(화가·1907~1954)는 소아마비이며, 10대 후반 교통사고로 인해서 평생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던 멕시코의 여성 화가이다. 그의 삶은 정말 순탄치 않았는데 그녀의 삶 자체가 '불굴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프리다 칼로가 겪었던 일을 나무 위키에서는 이렇게 요약한다.

 1925년 9월 17일, 당시 남자 친구였던 알레한드로와 함께 본가인 코요아칸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버스가 전차와 충돌하는 큰 사고가 나 대수술을 받게 된다. 이 사고로 칼로는 왼쪽 다리 11곳이 골절되고 오른발이 탈골되었으며 요추, 골반, 쇄골 등의 부위가 골절되고 갈비뼈가 부러진다. 이 사고로 칼로는 죽을 때까지 하반신 마비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했고 세 차례의 유산, 그리고 끝없는 고통스러운 수술로 평생을 보내야 했다. 이 사고 이후 그가 받은 수술은 총 35번으로 이 35번에는 소아마비와 사고의 여파로 인해 받은 척추 수술 7번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교통사고의 여파는 매우 심각했는데, 사고가 일어날 당시 부러진 철근이 그의 허리 부분을 관통했는데 하필이면 자궁을 크게 다쳐 오랫동안 생리 불순에 시달렸고, 아이를 간절히 원했지만 일평생 불임으로 지내야 했다.

출처 : 나무 위키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부서진 기둥)(1944).
남들은 좋아하는 일이니 가능하다고 하지만

 35번의 수술을 안고 살아가야 했던 그녀의 삶 와중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대학 시절 내 친구에게 프리다 칼로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간 게 정말 대단하지 않냐고 흥분되어 이야기했을 때, 시크한 내 친구는 "좋아하는 일이니까 가능했겠지" 라며 시크하게 받아쳤다. "그래 맞아!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저렇게 할 수 있겠지" 라며 미성숙한 대학시절의 나는 좋아하는 일 따위만 찾으면 프리다 칼로처럼 불굴의 의지로 할 수 있겠지라며 생각했다. 내 친구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대체로 대학생 때 좋아하는 일을 정확히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했던 게 무리는 아니었다.


좋아하는 일도 지친다

 "좋아하는 일만 하면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을 거야"라며 생각을 종착시켰던 미성숙한 나라는 존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각이 다시금 다른 방향으로 운행되는 것을 경험한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도 지친다'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렇다 사람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해도 지친다. 오히려 좋아하는 일은 업으로 삼지 말아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언가를 계속 일처럼 꾸준히 하는 데에는 특별한 열정이 필요하다. 그녀처럼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다. 35번의 수술, 하반신 마비 이러한 신물 나는 삶에서도 작품 활동을 계속 이어갔던 프리다 칼로 그녀를 존중한다.


 많은 분들이 제가 많은 일들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의지, 그리고 지칠 때는 어떤 식으로 이겨내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개인 각자에게 힘이 되어주는 매개체가 있겠지만 오늘의 글에서는 저에게 힘을 주는 제가 힘들 때 생각하며 그래도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매개체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것은 나의 처방전 리스트입니다. 인격 어항 속 '불굴의 의지' 키워드입니다. 여러분들도 모쪼록 본인들만의 처방전 리스트들을 만드시고, 혹은 저의 처방전 리스트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시는 여러분의 삶을 응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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