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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표 Jan 22. 2022

잘 나가던 우리에게 OMG! 소송이 들어오다!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예기치 못한 일들은 항상 일어난다

두려울 것이 없던 전성기 시절, 사건은 언제나 그때 찾아온다


 우리 팀을 꾸린지도 이제 반년이 넘었고, 직원들도 많이 고용해 이제는 어느덧 누가 봐도 이커머스 팀으로써 드림팀의 구성원들처럼 각각 자신감이 넘치는 팀원들로 성장하고 있었다. 비즈니스를 굴려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비즈니스가 잘 굴러가면, 즉 비즈니스가 굿! 이면 구성원들이 항상 활기차고 어깨에 뽕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항상 활기차게 전화를 받던 긍정왕 제니도, 배너 마감일자가 다가오면 알아서 척척 올려주던 시크한 제시카도, 박스 포장만큼은 뉴욕주 1등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박스와 혼연일체 포장을 해버리는 정직한 청년 사이드도 모두 힘이 넘쳤다. 더 많은 인물들이 나오면 혼선을 줄 수 있기에 등장인물은 이 정도로 언급하고 싶지만 서버가 터진 그날 이후로 우리는 몇 명을 더 고용했다. 그만큼 잘 나갔기에...


 팀의 리더인 나 또한 자신감 넘칠 수밖에 없었는데, 업계에서는 불과 반년만에 어느 정도 궤도에 쇼핑몰을 올려놓은 라이징 스타로써 모두가 그 비법에 대해서 궁금해하여, 세일즈 맨들은 나를 찾아오기에 바빴고, 물건을 서로 준다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편에 언급한 Flash Sale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 우리의 트래픽은 그렇게 빵빵 터져나갔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나이키에서 조던 출시일 날 줄을 세우고, 애플에서 신모델의 아이폰이 나오면 줄을 세우는 것처럼 우리도 트래픽 줄을 세우는 것이 가능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사실 이 부분은 지금도 자신 있다.



잘 나가던 우리에게 OMG! 소송이 들어오다!


 그렇게 어깨에 뽕이 들어간 우리 어벤저스 팀은 쭉쭉 잘 나갈지만 알았지만, 항상 잘 나갈 때 미끄러지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예상 못한 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바로 그날이었다. 오피스 매니저였던 Sunny는 나에게 이 문서를 한번 봐야 할 것 같다고 가져다주었는데 그 문서가 참 두툼했다. 깨알 같은 글씨에 100 페이지 정도 되는 그 문서는 아래의 도장이 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바로 법원 명령이었고 이는 소송건이었다.


 OMG 나는 무엇이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사람이 소송을 당하면 어떤 기분인지 아시는가? 바로 이런 생각이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이게 왜 나에게 왔지?"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면서 그때부터는 모든 일이 손에 안 잡히게 된다. 만약 첫 소송이라면 말이다. 훗날 나는 몇 개의 소송을 더 진행했는데 그때부터는 소송장이 날아와도 대미지 하나 없었지만 첫 소송건은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지금부터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미국 내에서 자체몰을 운영한다는 게 얼마나 리스크가 있는지 간접 체험되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 될 것이니 집중하셔라.



소송의 문제는? WCAG 2.1을 준수하라!


 WCAG가 무엇일까? 정식 명칭은 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 로써 시각장애인도 웹사이트를 이용함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도록 쇼핑몰 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각 장애인이 웹 쇼핑을?이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따로 사용하는 컴퓨터가 있고 컴퓨터가 웹사이트를 읽고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예를 들면 모든 이미지 파일에도 alt tag와 같이 설명을 넣어야 하고, 이외에도 정말 수천수만 가지의 웹사이트를 고쳐야 하는 것이다.


 관련 뉴스로는 지금도 검색하면 많은 케이스들이 나올 텐데 구글링에 wcag lawsuit라고 검색하면 많은 케이스들이 나올 것이고 아래의 Url 도 참고하시면 대충 감이 오실 것이다.

https://www.jdsupra.com/legalnews/supreme-court-denies-review-of-ada-84645/

 미국의 대형 리테일 스토어인 타깃도 예전에 소송건이 있었고, 이는 유행처럼 번져갔다. 그리고 우리의 웹사이트도 소위 이제 잘 나가고, 매달 억대 매출은 기본으로 찍다 보니, 트래픽이 몰리게 되었고 트래픽이 몰리면 나쁜 사람들도 만나게 되는 법이다. 즉 우리를 한 변호사와 시각장애인이 소송을 했고, 나는 이것들을 핸들링하기 위해서 정말 머리털이 다 빠져나가는지 알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정말 머리 아펐는데, 오죽하면 엑셀 파일로 타임라인을 작성하면서 모든 일들을 기록해두기 시작했다.

 지금도 나의 엑셀 파일에는 모든 기록이 있는데 그중 일부를 발췌하여 위 이미지로 첨부하였다. 우리는 합의금으로 결국 $10,000 정도의 금액을 냈지만 변호사 비용으로 몇 배의 비용을 더 내야 했다. 그리고 법원에서는 합의는 해주지만 결국 웹사이트는 3년 정도 안에 고쳐야 했고 중간중간 보고를 하라고 했다. 실질적으로 고치는 액션을 했는지... 그럼 웹사이트를 WCAG 2.1 규정에 맞게 고치는 비용은 얼마가 들었을까?

당시에 관련 건 업무의 모든 타임라인을 엑셀화 시켜놓았다

 작업 기간 4개월에 비용이 $42,370 환화로 4천만 원이 넘는 금액이 들어간 것이다. 결국 변호사 비용 + 웹사이트 수리 비용 + 합의금 해서 10만 불은 들어갔고, 환화로 1억은 깨지는 것이다.

Wcag 2.1 규정에 맞게 웹사이트를 전부 뜯어고치는 견적서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무엇인지 아시는가? 소송을 한 상대방이 친구를 시켜 또다시 소송을 할 수 있다. 소송이 한번 걸려서 진행 중이라고 해서 그것이 면책처럼 다른 소송을 막을 수는 없다. 같은 내용으로 소송을 걸 수 있고, 즉 마음만 먹고 나쁘게 여러 명이 소송을 걸면 그냥 회사 문 닫아야 하는 것이다.



자체몰에 환상을 깨라


 위 사건은 결국 마무리를 지었지만 이후 몇 개의 소송들을 더 처리했고, 훗날에 소송이 들어오는 것이 무섭지가 않은 거의 강철 멘탈을 가지게 되었다. 아마도 지금 아마존 사업하면서 아마존에 관련된 규정, 불가 항적인 사례들에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것은 이때 단련이 많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자체몰에 대한 너무 많은 환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오픈 마켓인 아마존에 들어가 있다 보면 자체몰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자체몰은 더 만만치 않다.


수많은 차지백이 걸려들어오고

(고객이 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에 결제 안 했다고 클레임 거는 것)


쇼핑몰이 잘 나가기 시작하면 소송이 시작되고

(한가한 스토어는 그런 일이 없지만 결국 사업이 커지면 겪는다, 별의별 소송이 다 있다)


진상 고객들의 클레임

(특히 물건 받아놓고 안 받았다고 거짓말하고, 클레임 걸고 ups에 클레임 처리하다 보면 거의 죽음이다)


미친 배송비

(아마존 배송비에 비하면 자체몰 하면 배송비가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부 > 서부 $30불도 나온다)


이외에도 정말 많다. 이런 매운맛도 보지 않고, 자체몰의 환상을 갖지 말아라.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차라리 아마존이 낫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가지도 잘하지 못하는데 다른걸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후 정말로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저는 프로페셔널 아니 쇼핑몰 꾼이 되어버렸습니다. 쇼핑몰에서 어떻게 하면 트래픽을 일으킬수있고 소송을 피할수있고 정말 거의 도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것도 결국 투자라는것이 선행되어야 하니 1인 기업으로써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마존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아마존을 해서 마음은 편합니다. 여러분도 마음은 편하실거에요. 자체몰에 비하면요 ^^

0화 - 제로에서 시작해서 결국 서버 터트린 미국 쇼핑몰 이야기!

1화 - 대세는 온라인! 온라인팀 창설하다!

2화 - 오늘부터 온라인 팀 1일 차 팀장

3화 - 재야의 고수를 찾아서! 마젠토의 고수를 찾아라!

4화 - 허세 그득그득한 그랜드 오프닝의 최후!

5화 -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오다!

6화 - 트래픽! 을 잡기 위해 출사표를 던지다!

7화 - 이제는 직원이 필요한때! 드림팀을 구성해라!

8화 -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9화 - 자체 개발! APP으로 혁신해라!

10화 - 잘 나가던 우리에게 OMG! 소송이 들어오다!


11화 - 반품 악성 고객들을 잡아라!(다음 편)

12화 - 고객들로부터 연말 상장을 받다!

13화 - 장밋빛 미래 속에서의 확장!

14화 - 갑작스러운 이별의 순간들!

15화 -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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