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표 Jan 24. 2022

반품 악성 고객들을 잡아라!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면 가장 스트레스받는 게 반품이다


폭풍과도 같았던 소송건 이후 우리에게 다음은 무엇일까?


 우리 팀은 지난번 소송건과는 별개로 활기가 넘쳤다. 소송건이야 어차피 팀장인 내가 처리해야 하는 부분이고 팀원들은 그냥 묵묵히 하루 일과를 처리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 평온한 일상들이 쭉 이어졌다. 아, 물론 비즈니스는 계속 성공적으로 매출액을 올리고 있었다. 팀장인 나는 소송건 때문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움켜쥐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듯 팀원들 앞에서 웃어 보여야 했다. 이는 마치 유명 개그맨이 토크쇼에 나와 개그맨들은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항상 남을 웃겨야 하는 직업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한 그것과 정확히 같았다. 


팀장은 바로 그런 직책이었다. 나는 어렵사리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억지로 짜낸 커피 한잔의 여유를 들이키며 주변을 둘러봤다. 내 자리 건너편에는 언제나 시크한 제시카가 있었는데,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모니터 때문에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열심히 딸깍! 딸깍! 마우스를 눌러대는 그녀의 손가락만 보였다. 딸깍! 딸깍! 언제부터인가 그녀의 딸깍! 딸깍! 소리가 약간은 거슬리기는 한다. 딸깍! 딸깍! 딸깍! 그러나 이것과는 별개로 그녀의 업무능력을 이야기하자면, 처음에는 톤 앤 매너가 너무 과하지 않는가? 했던 그녀의 디자인도 점차 우리 사이트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예쁘면서도 안정적인 디자인을 선보였고, 주변에서 슬슬 사이트가 너무 예쁘다는 소리를 종종 듣고는 했다. 그녀의 옆자리에 있던 제니는 어떠한가? 언제나 활기찬 초긍정왕 제니도 여전하였다. 그녀 덕분에 우리의 단골손님들은 척척 쌓여만 갔다. 모든 것이 잘 굴러가던 우리 팀! 무엇이 다음으로 기다리고 있을까?


미국의 우체국 USPS 고객 서비스는 정말...


이렇게 서비스를 해도 될까? 느려 터진 USPS


 미국에서 자체몰을 운영하려면 역시 배송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 팀은 처음에 USPS 미국의 우체국을 이용했다. 이유는? 역시 우체국이어서 가장 저렴한 비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역 USPS 매니저와 미팅을 하였고 그녀는 우리에게 배송량에 따라서 배송비 차이가 있다고 하며, 우리의 비즈니스를 응원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순탄하게만 흘러갈 것 같았다. 고객에게 클레임이 걸려 USPS에 전화를 하기 전까지...


 어느 날 고객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는데 고객은 다짜고짜 "Where is my package?" 라며 언성을 높였고 제니의 수화기 너머 나에게까지 고객 언성이 전달되었으니 고객이 화가 단단히 난 것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에이스! 초긍정왕 제니는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너스레를 떨면서 본인이 바로 확인을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집에서 릴랙스 하게 있으라고 안내했다. 화내는 것은 좋지 않다며... 그러자 고객은 빨리 알아봐 달라고 하면서 역시 마지막에는 늘 상 그렇듯이 "What is your name?"으로 전화를 끝마쳤다. 제니의 이런 능력은 가끔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 됐건 그녀는 "노 프라블럼~! 노 프라블럼~!"을 외치며(혼잣말도 잘한다) USPS에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 연결만 45분이 걸리는 USPS의 서비스는 정말 느려도 이렇게 느릴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찐! 한국인이었던 나는 코찔찔이 어렸을 때부터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 스피드에 민감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금이 무슨 90년 초도 아니고 선진국 미국에서 이런 일이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초긍정왕 제니도 "노 프라블럼~ 노 프라블럼~ 노 프라블럼~"을 계속 혼잣말로 웅얼웅얼 대고 있는 걸 보니 그녀도 한계에 다다르는 것 같았다. 같이 호흡을 맞추고 일하다 보면 서로의 한계점을 알게 모르게 알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제니~! 돈워리~ 돈워리~ 내가 UPS로 바꿔줄게!" 


UPS

USPS > UPS 어땠을까? 패키지를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바로 비용은 조금 더 비싸지만 탁월하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하는 UPS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지역 UPS 제너럴 매니저와 미팅을 하고 그들은 테크니션을 보내 UPS 전문 배송 프로그램을 인스톨해주고, 우리 쉬핑팀을 교육해주었다. 이제 모든 것이 다 되었다. 전화를 해도 UPS는 연결이 그리 어렵지 않게 빨리 되었다. 그래! 이게 비즈니스! 이게 사업이다! 를 외치며 더 이상 제니의 "노 프라블럼~! 노 프라블럼~!" 혼잣말 주문을 듣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되게 안정적이었다.


여기에서 잠깐 퀴즈!

만약 고객에게 물건이 배송되었다고 확인되는데 어떠한 이유에서건 고객은 물건을 받지 못했다고 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런 일은 자체몰을 하면 비일 비재 일어나게 된다. UPS는 이 지점이 문제였다. 자체몰 환상을 깨기 싫지만 또 한 번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 부분은 사람 미치게 만드는 부분이었는데 이게 뭐냐 하면은,

UPS 사이트에서 볼수있는 정책


 바로 쉬퍼인 우리가 클레임을 UPS에 걸어서 패키지를 못 받았다고 하면 UPS에서는 8-15일 동안 조사를 수행하게 된다. 즉 8-15일 동안에는 고객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게 찐 고객이라면 이해가 될까? 정말로 주문을 했고, 배송 추적에 패키지가 도착했다고 확인이 되는데, 실제로 문앞에 나가봤떠니 패키지를 없는 이런 경우! 이것만으로도 고객은 열 받는데!!!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2주 정도는 기다려달라고? 그래야 환불이 되었건 무엇이 되었건 처리를 해줄 수 있다고 안내하는 고객 서비스를 이걸 고객이 이해할까? 아니, 여러분이라면 이게 이해가 될까? 그러나 이는 현실이었다. 우리는 이후에도 정말 많은 UPS 클레임 건을 처리해야 했고, 나중에는 전담 직원이 있어야 할 정도까지 늘어났으니... 이 또한 자체몰의 현실이다. 그럼 도대체 이런 일들이 왜 발생될까?


반품 악성 고객들을 잡아라!


 위 같은 상황은 정말 여러 가지의 이유에서 발생이 되는데, 가장 흔한 사례는 2가지이다.

UPS 직원이 물건을 잘못 배송한 경우, 흔히 옆집이나 반대편 집에 가져다 주기도 한다. 숫자가 가끔 잘못 보이는지 이런 현상들은 아파트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이럴 때에는 나중에 고객이 전화가 오기도 한다. 이웃이 패키지를 가져다주었다며, 그러나 가져다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경우는 패키지를 전문 적으로 훔쳐가는 도둑들도 있다. 구글링 해보면 많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는 의외로 많다. 


 어쨌거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를 악이용 하는 고객들이 정말 많다. 물건을 받았지만 실제로 다시 클레임을 거는 경우, 물건을 못 받았다고 거짓말하는 경우도 많고, 무조건 환불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실제로는 물건을 받았다) 정말 이런 미치고 팔딱 뛸 일이 자체몰을 하면 벌어지고는 하는데... 이게 한 번은 미치게 만들지만 한 고객이 여러 번 하다 보면 미치는 수준을 넘어서 사업을 접어야 하나? 뭔가 덫에 걸린 느낌까지 받게 된다. 그리고 이런 짓을 하는 고객이 점차 늘어만 난다면? 정말 이는 사업을 접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결국 이런 고객들은 블랙리스트로 추가하여, 사이트 접속을 차단해버리는 특단의 조치로 우리 팀은 대응했다. 그리고 고객들은 나를 왜 차단했냐며 또 클레임을 걸고 정말 지치는 스토리이다. 어떤가? 듣기만 해도 지치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마존이 이런 고객 서비스를 해주는 게 감사하게만 느껴진다. 가끔 미국 이커머스의 현실을 모른 채 자체몰을 하면 아마존과는 다르게 핑크빛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천만의 말씀이며! 빨리 꿈 깨고 현실을 직시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우리가 왜 아마존을 시작했는지를 잊어서는 안된다.

정말 자체몰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말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패키지 클레임건은 오늘 하루 처리한다고 해서 끝나는게 아니라 2주를 끌고가야해서 이런 케이스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제대로 팔로웝 하지 않으면 강성 클레임들이 걸리고는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아마존이 좋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화 - 제로에서 시작해서 결국 서버 터트린 미국 쇼핑몰 이야기!

1화 - 대세는 온라인! 온라인팀 창설하다!

2화 - 오늘부터 온라인 팀 1일 차 팀장

3화 - 재야의 고수를 찾아서! 마젠토의 고수를 찾아라!

4화 - 허세 그득그득한 그랜드 오프닝의 최후!

5화 -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오다!

6화 - 트래픽! 을 잡기 위해 출사표를 던지다!

7화 - 이제는 직원이 필요한때! 드림팀을 구성해라!

8화 -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9화 - 자체 개발! APP으로 혁신해라! 

10화 - 잘 나가던 우리에게 OMG! 소송이 들어오다!

11화 - 반품 악성 고객들을 잡아라!


12화 - 고객들로부터 연말 상장을 받다!(다음 편)

13화 - 장밋빛 미래 속에서의 확장!

14화 - 갑작스러운 이별의 순간들!

15화 -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