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평범한 오후 3시... 끝도 없이 들려오는 테이프 건 소리(박스에 테이프 부착하는 소리)를 귀에 따갑게 들으면서 나는 배송 팀으로 가는 빈 복도를 걷고 있었다. 한때, 주문이 0 이여서 무슨 일을 하면 좋겠냐고 내게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봤던 배송팀의 직원 사이드 씨가 이제는 너무 주문이 많고, 물건도 많이 들어와서 창고가 부족하다고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미팅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큰소리치며 맨땅에서 시작했던 온라인 사업이, 첫날 주문 0건에서 이제는 어느덧 하루에 주문이 100건, 200건, 300건 나가야 하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어느덧 7,000 sq의 창고 사이즈는 부족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뉴욕에서 7,000 sq의 사이즈였는데 부족하다니, 하긴 배송팀의 인원을 사이드 씨 1명에서 10명 정도로 늘렸는데, 배송 팀 매니저: 사이드(1명), 배송 팀 쉬핑 라벨 전담 직원: 아즈마(1명), 배송 팀 물건 픽업&진열 직원(3명), 배송 팀 포장 직원(4명), 검수 직원(1명) 이렇게 구성하여, 나름 체계적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이제는 UPS가 도착하는 오후 5시에는 오피스 직원들도 나와서 구경할 만큼 나름 구경거리가 되고 있었다.
사이드 씨와 미팅을 끝내고 나는 다시 한번 회사의 대표에게 미팅을 제안했고, 이미 수차례 건의했던 사항이기에 회사는 겸사겸사 창고를 옮기기로 플랜을 계획하고 7,000 sq에서 30,000 sq으로 확장을 준비했다. 이는 우리 온라인 팀이 이룬 쾌거였다. 온라인 팀을 창설할 때 꼰대 간부들 사이에서 배짱과 오직 나에 대한 믿음으로 큰소리쳤던 내가 이제는 그들 앞에서 박수를 받고, 회사의 대표가 인정하는 그런 시간들을 갖게 된 것이었다. 간부들 중 일부는 본인들도 온라인 팀으로 옮기면 안 되겠냐고 나에게 물어보는 인원도 있을 정도였는데, 여러분이라면 어떠할까? 여러분의 판단처럼 역시 나는 그들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어딜! 숟가락 얹으려고! 어쨌건 그들의 제안을 만류하며 나는 이사를 갈 현장에 직접 방문하였고, 회사의 대표에게 어떤 식으로 쉘브를 구성해야 할지 엑셀로 만든 도면을 보여주며 쉘브 주문을 하였다. 쉘브 주문만 몇만 불이 나왔으니 그 규모가 상당했을 거라고 짐작해도 좋다.
위에 첨부한 사진들은 모두 현장 실제 사진이며, 글을 쓰는 지금도 그날의 기억들이 생생하다. 저 많은 쉘브를 받고, 설치하는 데 까지 고생은 상당했으나 배송해줬던 남자가 떠나고 쉘브만 남은 텅 빈 공간에서 나는 큰소리로 소리쳤다! "그래! 이제 시작이야!" 또 한 번 나의 심장은 두근거렸고 머릿속은 수백 개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며 흥분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장밋빛 미래 속에서의 확장은 순조로울 것만 같았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이 떡 하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모른 체...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게 인생 아닐까요? 살아볼 만한 게 인생 아닐까요? 앞날을 모두 안다면 그만큼 지루한 삶도 희망 없는 삶도 없겠죠. 한 치 앞도 모른 채로 저 날의 저는 그렇게 소리치며,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꿈에 부풀었습니다. 다음 편에서 사건이 벌어집니다.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0화 - 제로에서 시작해서 결국 서버 터트린 미국 쇼핑몰 이야기!
1화 - 대세는 온라인! 온라인팀 창설하다!
2화 - 오늘부터 온라인 팀 1일 차 팀장
3화 - 재야의 고수를 찾아서! 마젠토의 고수를 찾아라!
4화 - 허세 그득그득한 그랜드 오프닝의 최후!
5화 -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오다!
6화 - 트래픽! 을 잡기 위해 출사표를 던지다!
7화 - 이제는 직원이 필요한때! 드림팀을 구성해라!
8화 -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9화 - 자체 개발! APP으로 혁신해라!
10화 - 잘 나가던 우리에게 OMG! 소송이 들어오다!
11화 - 반품 악성 고객들을 잡아라!
12화 - 고객들로부터 연말 상장을 받다!
13화 - 장밋빛 미래 속에서의 확장!
14화 - 갑작스러운 이별의 순간들!(다음 편)
15화 -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