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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표 Feb 26. 2022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언제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다


시작할 때는 하늘을 쳐다보고, 끝날 때는 땅을 쳐다본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다. 사람의 인연에도 만남과 헤어짐이 있으니까... 나의 온라인팀 창설기는 이렇게 정리되어 가고 있었다. 텅 빈 캐비닛에 마지막 바인더를 정리하며 나의 머릿속은 한 가지 생각에 잠겼다. 그것은... 누군가 나에게 진정으로 열심히 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라는 생각이었다. 흔하디 흔한 대답처럼 열심히 했습니다!라고 단순히 내뱉기는 싫었다. 우리의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단순이라는 평화적인 표현보다도, 더 참혹했고 치열했다. 목숨을 걸었다고 하는 것은 어떠할까?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이 안될 만큼 나와 우리 팀은 이곳에 모든 것을 갈아 넣었다.


 마치 믹서기에 갈려버린 너덜너덜해진 양배추처럼 그렇게 나와 팀원들은 열심히 갈려서 엑기스 즙처럼 성장시킨 온라인 팀이었다. 그러나 우리 팀은 지난 화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이를 피할 수는 없었다. 이러한 생각들이 정리되면서 그렇게 나는 마지막 바인더를 회사 상무에게 전달해주고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내려왔다. 그렇게 나는 시작할 때 하늘을 쳐다보며 앞날을 희망했고, 끝날 때는 계단 땅바닥을 쳐다보며 터벅터벅 내려오게 되었다.

 

https://brunch.co.kr/@bopyo/32

(우리의 시작을 담은 글)


뜨거운 마지막 포옹

모두들 안녕...! 마지막 포옹


 평상시 뛰어올라가고 내려오던 이 계단이 그렇게나 긴 계단이었을까? 그날은 유독 그렇게 길고 어둡게 느껴졌다. 살다 보면 찰나의 순간들이 마치 슬로비디오처럼 지나가는 그런 시간들이 있다. 마지막 바인더를 상무에게 전달 후 팀원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러 내려오던 그 계단이 그렇게나 길었었나? 수백 번도 더 오르락내리락하던 계단인데 이제 마지막이라고 하니 더 더디었나 보다. 그렇게 나는 터벅터벅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왔고 팀원들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숨죽이는 그때...


 "그래... 힘들더라도 인사는 해야지!" 라며 나는 그들의 앞에 팀장으로서는 마지막 모습으로 어깨를 펴고 약간 미소를 머금은 채 정면을 향해 덤덤히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제시카 씨... 그동안 말은 못 했는데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너무 고마웠어요. 가끔은 시크한 제시카 씨를 오해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게 너무나 익숙해졌는데... 참 아쉽네요... 항상 말은 제대로 표현 못했는데 저는 제시카씨의 배너가 어쩜 그렇게 빨리 완성도 있게 나오는지 정말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감사해요! 더 좋은 날 더 좋은 인연으로 만납시다"


"제니 씨...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항상 웃으면서 나를 대해줘서 덕분에 힘든 날에도 기운을 낼 수 있었어요. 항상 밝은 그 모습 때문에 제니 씨는 어딜 가나 사랑받으며 성공할 거예요. 이제 그 웃음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감사했습니다"


"사이드 씨... 그동안 주문이 밀려서 배송 때문에 내가 가끔 다그치기도 했었는데 진심이 아니고, 빨리빨리 처리하기 위했음을 이제야 말씀드립니다. 왜냐하면... 우린 더 오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기에 말을 아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말을 아낄 수 없네요. 너무나 수고했고, 너무나 든든했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남자로서 태어나서 아무 때나 눈물을 흘리면 안된다고 했으나... 우리 모두는 남자, 여자 성별의 차이 없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너무나 처참하게 갈려버린 양배추들의 동병상련이었을까? 아니면 억울한 울음이었을까? 말로는 설명 못할 무언의 감정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참을 수 없는 눈물 나는 시간이었다. 그 눈물을 힘겹게 멈추려고 하는 순간... 제니 씨가 나에게 다가왔고 쑥스럽듯 등 뒤에서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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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마지막 선물로 증정한 상패

 사격형 모양의 그것은 제니, 제시카, 사이드 그들의 정성을 모아 만든 감사패였다. 팀장이었던 나의 이름과 우리 브랜드 로고, 브랜드 명이 들어가 있는 감사패는 주문 제작이기 때문에, 우리가 팀을 철수하기로 했을 때부터 그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맞춤 주문 제작한 감사패였다. 제니는 울상으로 나에게 이 감사패를 건네주었고 나는 그들에게 마지막 뜨거운 포옹을 하였다. 아직도 집에 보관하고 있는 이 감사패는 가끔 꺼내볼 때마다 그날의 뜨거운 감정들이 올라오고는 한다. 그들의 얼굴과 함께...


새로운 출발!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


 그렇게 뜨거운 안녕을 뒤로한 채 나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그만둔 지 2개월 만에 나만의 브랜드를 창업하고 아마존 플랫폼에 뛰어들어 사업을 시작했고 다시 2개월 만에 월 매출 천만 원을 넘겼다. 그리고 같은 아마존 사업의 길을 걷는 많은 대표님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때의 팀이 나에게 소중했었던 것처럼 이제는 아마존 브레이커즈라는 팀을 이루어 지금에 이르렀다.

유튜브 영상들

 이따금씩 제니, 사이드, 제시카 우리 팀원들의 소식이 궁금했다. 아마도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를 읽어주신 독자님들이라면 시간이 흐른 지금 그들은 무엇을 할까? 궁금해하실지 모르겠다.

그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솔직히...

한동안 연락하기 싫었다.

이런 기분을 퇴사한 사람들이라면 이해하는 부분이 반드시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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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우리 팀의 소식들을 들었다.


제니 씨는 스테이트 아일랜드에서 근무하는 초긍정 간호사가 되어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녀가 동료 등과 같이 있는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그녀답게 활짝 웃고 있었고 긍정 에너지를 뿜뿜 하고 있었다. 역시 제니가 제니했구나..


사이드 씨는 친구가 오픈한 브롱스에 Bar에서 바텐더로 근무하고 있었다고 한다. 바텐더 일이 팁을 많이 받는다고 좋아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한동안 일을 쉬였다가 다시 복귀하였다고 했었다. 내가 그에게 바텐더 일이 어떤점이 가장 좋은지 물어보니? 캐시가 많이 들어온다고 좋아하던 사이드 씨의 페북 메시지가 생각난다. 그의 성공을 기원한다!


제시카 씨는 부모님이 하우스를 물려주고 역이민을 한국으로 가셔서 하우스에서 재택근무하며 디자이너로써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여전히 시크하게 단답형으로 페북 메시지를 보낸 그녀! 역시 그녀답다!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 나의 이야기를 현재 진행형으로 써나가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또 많은 일들이 대표인 나에게 찾아올지 모르나, 그동안의 많은 일들도 문제없이 넘었던 것처럼 앞으로의 일들도 멋지게 헤쳐나갈 나를 기대한다.


매일매일이 모든 면에서 점점 더 발전하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지금까지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를 읽어주신 구독자 님들의 삶에도 건강한 행운과 성공이 함께 깃드시길 소망하며 감사의 뜻을 마지막으로 전합니다. 15편이나 되는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를 읽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만약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이 글에 코멘트 주시면 저에게 큰 힘이 될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0화 - 제로에서 시작해서 결국 서버 터트린 미국 쇼핑몰 이야기!

1화 - 대세는 온라인! 온라인팀 창설하다!

2화 - 오늘부터 온라인 팀 1일 차 팀장

3화 - 재야의 고수를 찾아서! 마젠토의 고수를 찾아라!

4화 - 허세 그득그득한 그랜드 오프닝의 최후!

5화 -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오다!

6화 - 트래픽! 을 잡기 위해 출사표를 던지다!

7화 - 이제는 직원이 필요한때! 드림팀을 구성해라!

8화 -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9화 - 자체 개발! APP으로 혁신해라!

10화 - 잘 나가던 우리에게 OMG! 소송이 들어오다!

11화 - 반품 악성 고객들을 잡아라!

12화 - 고객들로부터 연말 상장을 받다!

13화 - 장밋빛 미래 속에서의 확장!

14화 - 갑작스러운 이별의 순간들!

15화 -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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