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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Oct 21. 2024

너와 난 흑도 백도 아니었음을


 우울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북한 특수부대가 러시아로 이동하고 그 정황이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그런 소리를 내고 싶지 않지만 이 일은 심각해보인다. 나쁜 소식들이 전해진다. 여기서 희망을 말할 이유 있을까. 희망을 찾아야만 하겠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동안 중국과의 관계는 소원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 틈이 보인다면, 우습게도 외교는 오목 놀이와 닮아, 세계는 대체로 둘로 나누어졌고 흑과 백의 싸움만 존재했다. 어느 쪽이 흑인지 또 어느 쪽이 백인지 때론 알 수 없게 되며.

 난 이전부터 러시아와의 관계가 무척 중요하다는 말을 했고, 그런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렸다. 그 틈을 노려 북한이 다가간 듯 보이며 마침 중동 정세가 뒤흔들리고 미국 사람들 신경이 그쪽으로 쏠린다. 

 군사적으로 핵무기만 아니라면 우리가 북한을 압도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고 그럴 만도 하다. 전쟁은 큰돈 들어가는 일이니. 미국의 한 대통령 후보는 그런 말도 하지 않았나. 한국은 돈 찍어내는 기계라고.

 국가 차원에서 기술력을 군사 분야에 집중시키는 북한과 달리 우린 몇몇의 거대한 기업들이 경제 분야에 기술력을 집중시킨다. 물론 그 모든 기업 사람들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한다. 그게 더 무서운 게 아닐까. 누가 더 상대를 두려워하고 있을까. 난 이 나라 사람들이 때론 무섭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사회에 살아남는 일이 무척 힘들다는 생각도 하고.  

 그런 것이라면 중국은 언제나 우릴 필요로 할 것이다. 좀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가 온 듯하다. 난 중국요리를 좋아하고 그 나라 문화를 좋아한다. 우리 관계는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속에서 길을 찾는 일뿐이었다. 사람 관계는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생각한다고 무슨 좋은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난 러시아와의 관계를 포기하지 못하겠다. 그런데 관계가 더 나빠지고 상황이 더 안 좋아져 아쉬운 건 누구일까. 누가 더 큰 아쉬움을 가질까. 서로 무슨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이별을 말할 관계조차 아닐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난 모스크바로 가는 꿈도 꾸곤 했는데. 파리에 갈 때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나름 추억을 쌓기도 했지만.

 마트료시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이라 말할 것이다. 난 알 듯했다. 그속에 깊은 사연이 있었다는 걸. 

왜 그들은 서로 이해하지 못해 싸우고 갈라지는 걸까. 그런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 난 내 삶을 산다. 

벗어날 수 없는 꿈속 이야기라면. 그런데 절망적이기만 한 일이라면 난 그 시나리오를 손보고 수정하는 방법뿐임을 안다.


https://youtu.be/xtxjm7ciwmc?si=8rZnyDsHaguw6D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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